"인공지능(AI)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팔란티어와 같은 AI 기업은 과거 한 시간 이상 걸리던 타격 분석 시간을 제로로 줄였다. 3만~4만 달러 수준의 드론이 수백만 달러의 미사일을 무력화한다. 기존 무기 시스템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기존 무기 체계의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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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노동일 주필이 7일 만난 강정수 블루닷 AI연구센터장은 "최근 벌어진 전쟁에서 나타난 AI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타겟을 제시하고 계획까지 수립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의 패러다임도 바뀌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기업들도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대담은 파이낸셜뉴스 유튜브 채널 'fn 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AI가 전쟁까지 지휘하는 시대가 왔다
전쟁에서 AI의 역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본격화됐다. 강정수 센터장은 "팔란티어는 전쟁 발발 30일 만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장과 후방 데이터를 수집했다"라며 "과거 2000명의 분석 요원이 수행하던 정보 분석을 AI가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타겟을 A, B, C로 제시하고 최종 명령권자의 결정만으로 작전이 진행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AI는 타겟 선정뿐만 아니라, 특정 지점을 타겟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효과, 부작용, 세컨드 이펙트까지 분석하여 확률적으로 효과를 예측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보 분석과 타겟팅 과정에서 팔란티어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방 전략도 저렴하고(Cheap), 빠르고(Fast), 대량 생산하는(Massive) 방향으로 전환했다. 강 센터장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현재 미국이 최대한 많이 생산해도 연간 600개가 한계지만, 실제로는 2만개가 필요하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군은 모듈화 및 민간 제품 활용을 통해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특수 장비를 얹혀 제작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드론의 등장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처음 등장한 1인칭 시점(FPV) 드론은 3000달러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마분지 등으로도 제작될 만큼 생산이 용이하여 청소년들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은 레이더 탐지가 어려워 방어가 더 까다롭다. 강 센터장은 "드론과 AI의 결합은 전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공격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라며 "FPV 드론의 공격은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의 경계를 없애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잘나가는 K-방산, 패러다임 전환 준비해야"
드론을 활용한 전쟁은 다른 나라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드론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강정수 센터장은 "북한의 AI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알리바바(Alibaba)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드론 운영에 필요한 AI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북한의 AI 기반 드론 전력 강화에 대비하여 한국군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AI 국방을 위한 드론 국산화 등 부품 업체와 밸류체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모터, 전력 기술 스택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필요하다. 국가가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중심을 분명히 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강 센터장은 우리 방위 산업도 미래 전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기업들도 팔란티어의 고객사로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방위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강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나토(NATO) 회원국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은 이미 팔란티어를 국방부에서 도입했고, 미군과의 협력을 위해 한미 연합사령부는 최소한 팔란티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AI 기술 발전과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K-방산이 미래 전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기존 무기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강 세터장은 "3만~4만 달러짜리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천궁(Cheongung)이나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지속될수록 손해이며, 천궁과 같은 방패는 드론에 대한 효과적인 방패가 될 수 없다"라며 "새로운 무기 체계와 공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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