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위기 대응 계기 여야 대표 청와대 회동
개헌·추경 협조 요청했지만 현안 곳곳 이견도
개헌·추경 협조 요청했지만 현안 곳곳 이견도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의견이 좀 다를 경우에는 사실 만나서 자주 얘기하는 게 좋다"며 "오해는 최소한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자주 이렇게 만나 뵙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빈말로 사진만 찍고 선전하려고 그런 건 아니다"라며 "객관적 팩트들에 대해서는 최소한 확정을 하고 논쟁을 하는 게 좋다. 똑같은 사실을 놓고 전혀 다르게 얘기해 버리면 대화가 아니라 싸움이 되는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은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9월 8일 이후 211일 만에 한자리에 모인 자리다. 지난 2월 12일 예정됐던 오찬 회담이 장 대표의 불참 통보로 무산된 뒤 두 달 만에 다시 성사됐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한병도·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민주당 강준현·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 김민석 국무총리, 청와대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 및 정을호 정무비서관 등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함께 들어간 '통합 넥타이'를 맸다. 회담 전 기념촬영에선 정 대표와 장 대표를 향해 "두 분이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번 해보세요"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손을 맞잡게 해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진정한 협치가 되려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듣기 불편한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며 정부 추경안과 경제 대응을 비판했다. 반면 정 대표는 "국익 앞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국가적 위기 앞에 역시 여야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장동혁 대표께서 지금 하시는 여러 말씀에 제가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야당 입장에서 저렇게 이야기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협치를 요청하며 중동발 위기 국면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특히 외부 요인에 의해서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통합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 주시는 게 중요하다"며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 주고, 잘못된 것은 고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은 국민의힘의 도움이 없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개헌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공개적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부마항쟁 반영, 계엄 요건 강화, 지방자치 강화를 거론하며 "순차적, 점진적 개헌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추경을 두고도 입장차는 뚜렷했다. 장 대표는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누어주는 방식"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유류값 급상승으로 인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지원해 드리기 위해서 소위 전쟁 피해지원금을 저희가 준비했다"며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좀 과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추경안에 포함된 이른바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기' 사업을 두고도 공개 설전이 오갔다. 장 대표가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 등에 들어가는 306억원"을 거론하며 전쟁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관광 진흥을 위한 예산인 것 같은데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 있겠나"라며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삭감하라"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