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이 올 첫번째 대형 신작 '귀향(歸鄕)'을 오는 23~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귀향'은 한국춤의 서정성에 연극적 서사를 결합한 무용극으로, 김종덕 예술감독이 '사자의 서'(2024)에 이어 국립무용단과 선보이는 두 번째 신작이다.
영감의 원천인 어머니와 고향 주제로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2일 오후 열린 '귀향' 연습실 시연 및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번 '귀향'은 제 영감의 원천인 어머니와 고향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것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김성옥 시인의 시 '귀향'이다. 김 단장은 “국문학을 하다가 무용으로 전향해서인지 인문학적인 것에 많이 끌린다.
'귀향'에서 귀향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 관계로의 회귀를 뜻한다. 작품은 1장 '저무는 꽃잎', 2장 '귀향', 3장 '꿈이런가' 등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저무는 꽃잎'은 인생의 끝자락에 선 어머니의 현재를 그리며 삶의 회한과 희로애락을 무용수의 몸짓으로 풀어낸다. 2장 '귀향'은 연로한 어머니를 두고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던 아들이, 그동안 말하지 못한 채 쌓아둔 시간과 감정을 뒤늦게 마주하는 과정을 담는다. 3장 '꿈이런가'는 어머니의 삶을 회상하며 지나온 세월과 사랑을 되짚는 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돌아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 놓인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몸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음악감독 김태근은 전통적 리듬과 현대적 사운드를 결합한 음악으로 작품의 정서를 뒷받침한다. 무대디자이너 한정아는 ‘기억의 공간’을 주요 모티브로 삼아 무대를 구성했다.
한국춤의 서정성과 연극적 서사의 결합
극 중 어머니 역을 맡은 장현수는 이날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어떻게 끝까지 표현할지 고민했다”며 “결국 몸이 가는 대로, 가장 진실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무용단의 훈련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무용수로 이날 우아하고 절제된 몸짓과 탁월한 감정 표현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들 역의 이석준 단원은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옆에서 아내가 ‘자기는 잘하겠다. 원래 불효자잖아’라고 하더라”며 웃은 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자기 일에 치이고 가족이 생기다 보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그런 시간을 지나왔기에, 그 마음을 진심으로 작품 안에 쏟아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묵향' '심청' 등 주요 작품에서 주역을 맡아온 국립무용단의 대표 무용수다.
어머니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장윤나 단원은 “20~30대의 찬란했던 시절을 지나 40~50대로 접어드는 어머니의 삶을 표현하게 됐다”며 “공교롭게도 제 나이 역시 40대 중반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작품을 접했을 때, 나라면 어쩔 수 없이 아들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많이 고민했다”며 “아직도 심적 갈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계속 고민 중이다. 그저 관객들이 전막 공연을 보고 조금이나마 뭉클함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연소 영재로 주목받으며 21세에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장윤나는 다양한 작품에서 주조역을 맡으며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김종덕 단장은 이날 세 무용수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며, 무용수들 덕에 작품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구성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는 작품에 착수하지 않는다는 그는 “2년 전부터 이 작품을 구상해왔고, 마침 역할에 꼭 맞는 무용수들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정말 ‘한국 춤은 이런 것이다, 한국적인 정서는 이런 것이다’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어머니와 아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답고도 격정적인 순간들이 감성을 자극할 것이고, 곳곳에 숨겨진 상징과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 여러분이 어느새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있을 것”이라며 보편적 공감대를 기대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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