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서 4월 6일부터 12일까지 제4회 난가배 세계바둑대회 통합예선이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취저우시 '세계 바둑 성지' 건설 프로젝트팀과 취저우시 체육국이 주관하며, 통합예선을 통해 32명을 선발한 뒤 시드 선수를 포함한 본선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이다.
이 통합예선을 위해 한국의 프로와 아마 바둑 고수들이 비행기에 오른다.
바둑 통합예선의 원조는 30년 역사를 지닌 삼성화재 월드바둑마스터스다. 신생 대회인 난가배 역시 제2회부터 이 방식을 도입하며 세계대회 운영의 새로운 흐름을 따르고 있다.
저장성은 고대 한국과의 해상 교류의 중심에 있었던 지역으로, 해안에 접해 상업이 발달했고 교육열 또한 높은 곳이다.
이 저장성의 내륙에 위치한 취저우시 난가산에는 바둑과 관련된 유명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나무꾼이 산에 올라 신선이 두는 바둑을 구경하다가 시간이 흐른 줄 모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손에 들고 있던 도끼 자루가 이미 썩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썩은 도끼 자루'를 뜻하는 말이 바로 '난가(爛柯)'이다.
이 전설은 바둑이 깊은 사유와 몰입을 본질로 하는 게임임을 상징한다.
또한 '난가'라는 이름은 일본이 1985년 세계바둑연합을 창설하며 세계 바둑 보급을 위해 발간한 소식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처럼 난가는 전설과 현대, 그리고 국제 교류를 잇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바둑이 해상 문화 교류를 따라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졌을 것이라는 역사적 상상도 가능하게 한다.
한국이 바둑산업진흥법을 제정해 바둑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취저우시는 2022년 「바둑 발전 조례」를 제정하며 바둑을 도시 전략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바둑을 통해 도시를 성장시키려는 일종의 브랜드 전략이며, 그 결과가 바로 난가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난가배에서는 2023년 이후 신진서가 모두 결승에 진출했으며, 제2회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대회에서는 중국의 당이페이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신진서는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하지만, 신한은행배 기전 우승자 박정환과 LG배 우승자 변상일 등은 통합예선부터 출발한다.
특히 이번 통합예선에는 아마추어 고수 9명을 포함해 총 45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하며, 세계 각국의 강자들과 본선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세계 바둑의 성지를 꿈꾸는 취저우에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한중 양국의 세계 바둑대회가 바둑의 올림픽 진출을 향한 중요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며, 한때 세계 바둑 보급을 이끌었던 일본의 세계 바둑 대회가 다시 부활하기를 함께 기대해 본다.
/최채우 한국기원 이사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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