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47위의 중국 명문 대학이 개교기념을 맞아 제작한 단편 영화로 구설에 올랐다. 이 영화는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삭제됐다.
지난 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자오퉁대학교는 지난달 31일 개교 130주년에 맞춰 단편 영화 '등촨로 800번지(No 800 of Dongchuan Road)'를 공개했다. 이 제목은 이 학교 캠퍼스 주소에서 가져왔다.
1896년에 설립된 상하이자오퉁대학교는 중국 5대 명문대 중 하나로 올해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47위에 올랐다.
영화는 남학생들이 기숙사에서 e스포츠를 하고 여학생들은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문제의 장면은 이들의 미래를 설명하는 데서 나왔다.
"시간이 흘러 e스포츠계의 전설은 프로그래머가, 무대 위의 주인공은 어머니가 됐다"는 자막이 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영상이 공개된 뒤 주연 무용수를 맡은 여학생은 "배우로서 정말 화가 난다. 한 인물의 직업적 발전 과정을 보여주면서 여성들은 '엄마'라는 정체성밖에 가질 수 없다"며 비판했다.
온라인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
한 네티즌은 "명문대에서 어떤 검토 과정을 거친 거냐"며 "자막 작성자부터 검토한 담당자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괜찮다고 생각했다면,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 대학의 낮은 가치관에 충격을 받았다. 수년간 교육받은 여학생들이 결국 아이를 낳는 존재로만 여겨진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한 네티즌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어난 큰 변화들을 보여주려는 의도일 뿐"이라며 "모든 여성이 그런 건 아니지만, 어머니 역할도 여성의 일부다. 심각한 오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시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학교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영상물은 삭제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교는 "우리 단편 영화가 부주의한 검토와 제작상의 오류로 인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영화는 곧바로 회수했고 영화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사과했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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