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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방산 '빅4'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또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방위비 지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수출 호조가 이어지며 K-방산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 4사의 올해 1·4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9085억원과 비교해 37.4% 증가한 수준이다.
개별 기업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282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한 규모다. 현대로템은 2217억원으로 9.3% 늘어날 전망이며 KAI는 878억원으로 87.6%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LIG D&A는 1112억원으로 2.1%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4분기 1조284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1조원 시대'를 개막한 데 이어 3·4분기 1조2839억원, 4·4분기 1조1908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1조원대 실적을 예고했다.
매출 역시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1·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조3478억원, 현대로템 1조4033억원, KAI 1조1104억원, LIG D&A 1조622억원으로 합산하면 약 9조9237억원에 달한다. 방산 4사의 합산 매출은 지난해 4·4분기 처음으로 12조9183억원을 기록하며 1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수주 잔고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각 사 수주 잔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7조2200억원, 현대로템 29조7700억원, KAI 27조3400억원, LIG D&A 26조2500억원으로 총 120조59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해외 수출 계약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장기 실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국방력 확충에 나서면서 K-방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검증된 성능, 빠른 납기 능력이 강점으로 부각되며 주요 무기 체계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에서도 무기 도입 문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전쟁 양상이 원격 타격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LIG D&A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등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간 안보 협력 균열 가능성 역시 K-방산에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나토 탈퇴 검토 발언 이후 유럽 국가들이 자체 재무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K-방산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방산의 지금까지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기였지만, 향후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통한 현지화 전략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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