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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상 최대 예산 통과에도 유가급등에 '추경론' 확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8 09:59

수정 2026.04.08 09:58

예비비 총동원해도 에너지 보조금 4개월 한계
지난 7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답변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출처=연합뉴스
지난 7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답변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국회에서 지난 7일 2026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한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다. 중동 정세 장기화에 원유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재정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이 성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로 인해 추가 재정 투입 논의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전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가결된 2026회계연도 예산안은 122조3000억엔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보다 약 7조엔 증가했고 국채비는 처음으로 30조엔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추진하는 '책임있는 적극재정'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이번 예산은 지난해 말 마련된 것으로 이후 격화된 중동 정세와 원유 가격 급등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1조 엔 규모의 예비비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일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지난달 19일부터 휘발유 등 연료유 보조를 재개했다. 현재는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70엔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 기준 초과분을 보조하고 있으며 이달 2일부터는 리터당 49.8엔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월 3000억 엔 규모로 예상됐던 보조금 지출은 원유 가격 급등으로 월 5000억 엔 수준까지 확대됐다. 기존 기금과 2025년도 예비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약 두 달이면 재원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도 예산의 예비비 1조 엔을 모두 투입하더라도 현 수준이 지속될 경우 약 4개월분 지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전기·가스 요금 지원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료비 상승이 전력 요금에 반영되는 시점이 6월 이후로 예상되면서 정부 내부에서는 여름철 추가 지원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여야에서는 원유 가격 상승 장기화를 전제로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장기전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부·여당에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반면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연료유 보조 예산은 당분간 확보돼 있다”며 “현 시점에서 추경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의 물가 대응이 재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민당의 한 경제 관료 출신 인사는 “물가 대책을 무한정 시행하는 데에는 재원 한계가 있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수요 억제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와 일본은행(BOJ) 간 정책 공조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온 정부와 달리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일본은행과의 조율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