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냉장고 구독했다 '수리 불가' 황당..숨겨진 총비용에 소비자 '분통'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8 17:10

수정 2026.04.08 17:09

한 부부가 가전을 둘러보는 모습을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한 부부가 가전을 둘러보는 모습을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최근 정수기·세탁기·냉장고 등 ‘가전 구독’ 서비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총비용과 위약금 등 핵심 정보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가전 구독(렌털)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624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 관련 피해도 2022년 16건에서 2024년 39건으로 늘며 증가세가 뚜렷했다.

피해 유형은 ‘계약 관련’이 55.1%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과도한 중도 해지 위약금, 해지 지연, 추가 비용 청구 등이 주요 사례로 꼽혔다.

이어 제품 고장이나 부품 단종으로 수리가 어려운 ‘품질·A/S’ 문제가 34.6%를 차지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고시에 따르면 렌털 서비스는 월 요금뿐 아니라 총비용(렌털료·설치비 등)과 소비자판매가격을 함께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대상 4개 사업자 중 일부는 모든 품목에 대해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특히 일부 업체는 대형 가전 상당수에서 총비용 표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총비용’(4.27점)과 ‘소비자판매가격’(4.16점)이 핵심 정보로 꼽혔지만, 응답자의 67.2%는 사업자가 월 요금만 강조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위약금 구조도 혼란을 키우는 요인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잔여 임대료의 10% 수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은 10~30%까지 차등 부과하고 있었다. 소비자 10명 중 3명은 자신이 부담해야 할 위약금 수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 문제도 사각지대다. 일부 사업자는 부품 단종 등으로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구체적인 보상이나 대체 방안을 명확히 안내하지 않아 장기 계약 구조에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적됐다.

소비자원은 사업자에 총 구독 비용 및 소비자판매가격을 명확히 표시할 것과 함께 수리 불가 시 조치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소비자는 계약 전 총비용과 판매가격을 반드시 확인하고, 가전 구독 역시 렌털 계약과 동일하게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