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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거치며 국내 주요 지주사들이 정부가 제시한 배당 기준을 일제히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배당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 SK, HD현대, 두산, LG, 한화, 효성 등 주요 지주사 7곳은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요건을 충족했다. 해당 요건은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을 10% 이상 늘리는 경우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면 ‘우수형’,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 증가율이 10%를 넘으면 ‘노력형’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배당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업의 배당에 대해 투자자 세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로,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요건을 맞출 경우 투자 매력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투자자 유입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주주총회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배당 정책은 일회성 결정이 아니라 향후 주주환원 계획과 연계된 구조로 관리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연 연구원은 “배당성향과 배당 증가율이 제도적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올라온 것은 주주환원이 선택이 아닌 의무에 가깝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맞물리면서 지주사 섹터 전반의 배당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제도적 압력이 작동하고 있다”며 “기업 간 피어 프레셔가 강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모든 지주사가 기준을 충족하면서 섹터 전반에서 배당 수준이 동시에 상향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 기업이 배당을 확대하면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라가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지주사 전반의 배당 정책이 유사한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지주사 투자 매력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배당 규모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장기 투자 자금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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