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A씨 조치…“증권사 경고 무시하고 계좌 갈아타기”
[파이낸셜뉴스] 13개 계좌를 동원해 주가를 조작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개인투자자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기관에 통보됐다. 이 투자자는 증권사의 수탁 거부 조치를 피하기 위해 여러 증권사를 옮겨 다니며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8일 제7차 정례회의를 열고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린 개인투자자 A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A씨가 이를 통해 취득한 부당이득은 3000만원 상당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비상장 B사의 대표로 본인과 가족, 법인 명의의 계좌 총 13개를 이용해 C사 주식을 타깃으로 삼았다.
A씨는 주로 거래량이 적어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기 쉬운 C사 주식을 시세조종 대상으로 선정했다. 특히 매매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유 중인 C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시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레버리지 수법을 반복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A씨가 증권사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그는 시세조종 실행 전부터 증권사로부터 유선 및 서면 경고, 수탁거부 예고 등 단계별 예방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특정 증권사에서 수탁거부 조치를 당하면 다른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거나, 타인 명의의 계좌를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해 왔다. 혐의 기간 중 A씨가 받은 수탁거부 조치만 총 8차례에 이른다.
자본시장법 제176조는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거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시세를 고정·안정시키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액의 최대 6배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목적으로 차명 계좌를 이용했을 경우, 금융실명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공정거래 행위를 예의주시하고 적발된 위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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