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이 하루 만인 8일(현지시간) 결렬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을 재개하고, 그 보복으로 이란은 휴전의 핵심 조건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제한을 가하고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 차단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파르스 통신은 이날 이란이 유조선들의 해협 통과를 중단시켰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를 겨냥해 최대 규모의 폭격을 가해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자 내려진 조처다.
파르스 통신은 이날 오전 휴전 합의에 따라 유조선 두 척의 해협 통과를 처음에는 허용했지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격해 통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이스라엘이 판을 흔들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에 공습을 가하는 가운데 공격이 계속되면 휴전 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사령관 마지드 무사비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행위는 곧 이란에 대한 공격 행위”라며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대응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스키안 대통령도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완전히 멈춰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레바논 논란
레바논을 두고 이란과 미국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간 전쟁도 휴전 합의에 포함된다며 공격이 계속되면 합의는 깨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PBS와 인터뷰에서 레바논은 “헤즈볼라 때문에”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휴전 합의를 중재한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그러나 레바논 역시 합의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세를 멈추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란을 상대로 “언제든”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황금시간대에 방영된 녹화 연설에서 “우리에겐 여전히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으며, 합의를 통해서든 전쟁 재개를 통해서든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과 함께 휴전 중재에 나선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집트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이 지역을 “완전한 혼돈(카오스)”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사우디 파이프라인 피격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를 잇는 파이프라인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대신 홍해를 통해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FT에 따르면 휴전 뒤인 8일 이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우디 국방부는 지난 몇 시간 동안 드론 9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드론이 어디서 발사됐는지, 누가 공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앞서 2019년 예멘 후티 반군이 드론으로 송유관을 공격해 가동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쿠웨이트도 오전부터 이란이 에너지 기반 시설과 발전소를 겨냥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도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자국 라반 정유소가 적대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에서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보고되거나 요격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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