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바냐 삼촌'으로 첫 연극 도전
[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간 연기자보다 예능인으로 더 활약해 온 배우 이서진이 생애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연극 ‘바냐 삼촌’은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의 첫 연극 도전작으로 캐스트 공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LG아트센터가 ‘벚꽃동산’, ‘헤다 가블러’에 이어 선보이는 제작 연극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각색·연출은 손상규가 맡는다. 이서진은 삶에 대한 회의와 불만을 토해내면서도 가족에 대한 애정과 꿈에 대한 순정을 간직한 인물 ‘바냐’를 연기한다.
"규칙적 삶, 긴장 상태 유지 힘드네요"
이서진은 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너무 힘들다.
연출 등 제작진의 신뢰와 주변의 권유에 도전을 결심했다는 그는 “이렇게 규칙적인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데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 낯설다”며 “그 점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 5월 공연을 앞두고 긴장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공연이 시작되면 괜찮아진다고들 하는데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걱정이 크다”며 특유의 ‘투덜이’ 면모를 드러냈다.
연극의 매력에 대해서는 “긴장감이 가장 힘들면서도 가장 큰 매력”이라며 “NG 없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점이 배우를 가장 긴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역할과의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100% 연기로 커버하고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바냐’를 맡기 전부터 갱년기를 겪고 있어 인물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현대의 나를 연기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해 “전 희곡이 오늘날까지 다양한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관객들이 주변 인물들과 겹쳐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무겁기만 하기보다 웃을 수 있는 지점도 살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손상규 연출은 이서진의 캐스팅 이유로 “유머 감각과 책임감”을 꼽았다. 그는 “불평을 하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도 재밌고 악의가 없어 연습실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바냐의 조카 ‘소냐’ 역의 고아성은 “체호프의 글에 매료돼 대본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며 “연극 경험은 없지만, 이처럼 좋은 대사를 매일 무대에서 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평범해 보이지만 가족을 책임지는 단단한 인물 ‘소냐’를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는 두 배우를 비롯해 연극계 내공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리차드 2세’ ‘햄릿’의 김수현을 비롯해 ‘진천사는 추천석’으로 제61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조영규, 양손프로젝트의 멤버 양종욱이 합류한다. 또 ‘세일즈맨의 죽음’, ‘김씨네 편의점’, ‘히스테리 앵자 이어티 춤추는 할머니’의 이화정과, 동시대 무대에서 활동해온 민윤재, 변윤정까지 가세한다.
손상규 연출 "타인의 삶 쉽게 단정할 수 없어"
손상규 연출은 “‘바냐 삼촌’은 오래전부터 무대에 올리고 싶었던 고전 중 하나”라며 애정을 표했다. 그는 “실수와 후회, 좌절을 겪는 바냐를 보며 과연 누가 그의 삶을 실패라고 단정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며 "타인의 삶을 쉽게 평가하는 시대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각자의 인생에 조금 더 관대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현정 센터장도 “누구나 삶에서 잃어버린 꿈과 놓쳐버린 기회를 겪지만, 그럼에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바냐 삼촌’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인간의 욕망과 좌절, 관계의 아이러니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공연은 오는 5월 7~31일 전 배역 원 캐스트로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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