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혼잡 커지고 여객선도 통제
제주 전역 피해 신고 13건 접수
박천수 권한대행 제주공항 긴급 점검
10일 오전까지 강한 비바람 이어질 전망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강풍과 호우가 제주 전역을 덮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동시에 멈췄다. 9일 오후 들어 제주공항 결항 편수는 200편 가까이로 불어났다. 여객선 운항도 일부 항로와 부속섬 노선에서 통제됐다. 제주도는 공항 현장 점검에 나서는 한편 도내 시설물과 해안가 안전 관리도 강화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기준 이날 오후 2시 현재 결항 항공편은 국내선 189편, 국제선 7편 등 모두 196편이다.
제주공항 항공편이 오전 9시 88편 결항에서 오전 10시 30분 152편, 오후 1시 188편, 오후 2시 196편으로 빠르게 늘어난 점을 보면 악기상 영향이 시간대별로 더 커진 흐름이다. 공항 운영이 일시적 차질 수준이 아닌 사실상 대규모 비정상 운항 국면에 돌입한 셈이다.
결항이 급증한 배경은 제주공항의 강풍과 급변풍, 그리고 남부권 공항의 동시 악기상이다. 항공기상청은 9일 오전 1시 40분부터 밤 10시까지 제주공항에 급변풍 경보가 발효 중이라고 밝혔다. 급변풍은 착륙하거나 이륙하는 항공기 고도 구간에서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갑자기 달라지는 현상으로 항공기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강풍과 호우도 겹쳐 항공편 운항 안정성이 더 떨어졌다.
기상 상황도 매우 거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 산지와 서부·남부, 중산간 일부에는 호우경보가, 북부와 동부, 추자도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10일 오전까지 제주 전역에 5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산지는 250㎜ 이상, 중산간과 남부는 180㎜ 이상 많은 비가 예상됐다. 순간풍속은 초속 30m 안팎에 40~50노트 수준의 강풍이 예상된다. 항공기와 선박, 야외 시설물 모두에 부담을 주는 강도다.
바닷길도 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풍랑특보 영향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6개 항로 9척 가운데 3개 항로 3척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 본섬과 우도·가파도·마라도를 오가는 부속섬 여객선도 모두 통제됐다.
제주지역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9일 오후 1시 현재 호우·강풍 관련 피해는 총 13건으로 집계됐다. 한림읍 방풍나무 전도, 안덕면 건물 지붕 구조물 탈락, 강정동 양어장 기계실 침수, 애월읍 근로자 부상, 숙박시설 낙상사고 등이 포함됐다. 앞선 시각 소방 기준 피해 신고가 8건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접수 건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박천수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오후 1시30분 제주국제공항을 찾아 현장 대응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박 권한대행은 결항·지연 현황과 여객 관리, 공항 안전시설 점검 상황을 보고받고 수학여행단 등 단체 여행객 체류 현황과 3층 대합실 혼잡 관리 대책을 챙겼다.
제주도는 공항 점검과 별도로 옥외광고판, 축사, 시설하우스 같은 강풍 취약 시설물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안가와 방파제의 너울성 파도 위험, 항·포구 정박 어선 결박 상태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에게는 갯바위와 방파제, 해안 저지대 같은 위험 지역 출입을 삼가고 건물 외부 구조물과 농업시설 고정 상태를 다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후 3시 현재 제주지역은 공항 급변풍, 해상 풍랑, 산지 집중호우가 한꺼번에 겹친 복합 악기상 국면이다. 10일 오전까지 많은 비와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오늘 밤과 내일 아침에도 추가 결항과 통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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