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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역대급 폭증… '국제공조'는 수사 구멍 불가피 [김동규의 마약이야기]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2 13:30

수정 2026.04.12 13:29

늘어나는 해외 마약 밀수, 태국 마약청과 공조하는 檢…'10월 중수청 이관' 앞두고 노하우 누수 우려
파이낸셜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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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역대급 마약 밀수 열풍이 한반도를 덮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막아낼 '국제 공조'의 핵심축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마약 사범이 1년 새 10% 이상 급증하는 상황에서 10월로 예정된 검찰 수사권 폐지가 자칫 해외 마약 총책들에게 '무혈입성'의 기회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마약류 밀수는 총 302건, 180kg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건수 기준 13% 증가한 규모다. 세관의 상시 전수 검사에도 적발량이 늘어난 것은 실제 밀수 시도 자체가 그만큼 빈번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 수요 또한 뚜렷한 증가세다. 대검찰청 집계 결과 지난 1월 적발된 마약 사범은 1847명으로 전년 동월(1675명) 대비 10.3% 늘었다. 국내 수요 급증이 해외 공급망을 불러들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유통 마약 대부분이 동남아 등 해외에서 생산되는 만큼 현지 수사기관과의 공조는 필수로 꼽힌다.

최근 '마약왕' 박왕열 사례처럼 총책들이 해외에 체류하며 소셜미디어(SNS)로 국내 조직을 원격 지휘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검거하려면 해외 당국의 협조가 절실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평가한다.

실제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성두경 부장검사)는 최근 베트남발 신종 마약 '야바' 4만4000정을 밀반입한 외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 마약통제청(ONCB) 수사팀이 직접 인천지검을 방문해 유통책을 면담하는 등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다. 또 검찰은 이를 토대로 태국 체류 총책에 대한 체포를 요청한 상태다.

문제는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검찰이 마약 수사에서 전면 손을 뗀다는 점이다. 국제 마약 공조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수십 년간 쌓아온 기관 간의 신뢰와 인적 네트워크에 기반한 '소프트 파워' 영역으로 인정된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이를 이어받는다 해도 외국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신생 기관'인 중수청과 다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수사 공백과 네트워킹 단절은 일정 기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외 공조망은 단시일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의 산물"이라며 "핵심 축인 검찰이 갑자기 사라지면 네트워크 단절로 인한 수사 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