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승리인가 굴욕인가…美-이란 휴전합의 놓고 마가 분열

연합뉴스

입력 2026.04.09 16:39

수정 2026.04.09 16:51

계속 지지하는 이들은 트럼프 칭송…조심스러운 의견 많아 전쟁에 대해 우파 일각 "우리를 팔아넘겼다"며 극도로 부정적 의견도
트럼프 승리인가 굴욕인가…美-이란 휴전합의 놓고 마가 분열
계속 지지하는 이들은 트럼프 칭송…조심스러운 의견 많아
전쟁에 대해 우파 일각 "우리를 팔아넘겼다"며 극도로 부정적 의견도

마가 모자 쓴 지지자들 (출처=연합뉴스)
마가 모자 쓴 지지자들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2주간 휴전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내 분열이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으며 다른 이들은 부정적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7일 휴전에 합의한 미국과 이란은 각자 승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앞날은 불확실한 상태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는 것이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핵심 조건 중 하나였으나 휴전 다음날인 8일에도 호르무즈해협은 대체로 폐쇄 상태가 유지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를 상대로 이번 중동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을 퍼부으면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휴전 범위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을 위반하고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전 조건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 등은 트럼프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이 건재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을 유지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굴욕적인 전략적 패배를 당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트럼프를 여전히 지지하는 마가 충성파들은 그의 성과를 옹호하고 나섰다.

우익 평론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디네시 드수자는 "트럼프가 다시 한번 비판자들보다 한 수 앞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성숙하고 책임 있는 "어른"의 자세를 취했다고 칭송했다.

미국보수연합(ACU) 의장이며 로비스트인 맷 슐랩(Matt Schlapp)은 마가 지지층은 트럼프를 신뢰하며 이번 휴전 결정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연방의회 의원들 중 마가 노선으로 알려진 이들은 대부분 이번 휴전에 대해 공개적 평가를 하지 않았으나 낸시 메이스(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힘을 통한 평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어떤 모습인지 세상에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이제 충돌을 영원히 종식하고 우리 군대를 집으로 데려올 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시작한 전쟁이 이란의 입지를 강화해주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비판에 맞서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 (출처=연합뉴스)
네타냐후와 트럼프 (출처=연합뉴스)

정치 컨설턴트이며 2024년 트럼프 대선 캠프 고문이었던 알렉스 브루스위츠는 "'미국의 굴복'이라고? 터무니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을 해체하고 그들 군사 역량 중 압도적 대부분을 파괴했으며, 지금은 미국을 위한 엄청난 거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 결정에 대해 조심스럽게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방상원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고 공격적인 이란 매파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도 "내가 보기에 이른바 협상 문서에는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에 출연하는 인사들 중에서도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폭스 앤드 프렌즈의 공동진행자 중 하나인 로런스 존스는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후) 대통령의 요구 사항 중 우리가 달성한 목표는 단 하나도 없다고 말하겠다. 나는 대통령이 이를 실현할 어떤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부 마가 인사들은 그보다 더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작가이며 스스로를 '마가 유대인'이라고 부르는 매튜 파인버그는 소셜 미디어 X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권좌에 남겨두는 휴전은 평화가 아니다. 그것은 허락이다. 전열을 재정비하라는 허락, 재무장하라는 허락,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다시 반복하라는 허락이다. 그것은 승리가 아니다. 지연일 뿐이다"라고 썼다.

전쟁 기간에 트럼프를 열렬히 옹호했던 우파 활동가 로라 루머는 휴전 합의에 대해 "이 협상은 우리 나라에 부정적이다. 우리는 얻은 것이 정말 전혀 없으며 이란의 테러리스트들은 자축하고 있다. 왜 사람들이 이것을 승리인 것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가 지지자들 중 일반인 유권자들은 대부분 트럼프를 계속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들이나 남초 커뮤니티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해외 군사 개입을 끝내겠다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3월 23∼29일에 실시된 퓨 리서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대(對) 이란 정책 결정에 대한 신뢰도는 세대별로 차이가 컸다.

18∼29세 공화당 지지자들 중 트럼프의 대이란 정책 결정을 신뢰한다는 비율은 46%에 그쳤고, 5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65세 이상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80%가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젊은 마가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 상대 전쟁에 대해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2월 28일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20세 남성 트럼프 지지자 카슨 카핀터가 "만약 이 무력충돌을 계속 질질 끌고가면 장기적 투쟁이 될 것이고, 우리는 최종 목표가 뭔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보수 콘텐츠 창작자들을 관리하는 미디어 회사 '오프 더 레코드'의 공동창립자인 카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작전과 이란 상대 공격작전을 함께 거론했으나 후자가 전자처럼 신속하게 마무리될 리는 없다고 내다봤다.

타임은 이와 유사한 정서가 미국 전역의 Z세대(대략 1997∼2012년생)에서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우파 내에서 일부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우파 팟캐스트 진행자 닉 푸엔테스는 전쟁 개시 다음날인 3월 1일 "이는 이스라엘의 침략 전쟁"이라며 "이스라엘이 모든 방면으로 국경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미국인들이 테러 공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죽게 될 것이다. 트럼프, 밴스, 루비오가 우리를 팔아넘겼다"고 말했다.


한때 마가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우파 논객 터커 칼슨은 3월 중순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이익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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