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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뜯어고치고 KPI 개편… 금융권'생산적 금융' 키운다 [미리보는 2026 FIND]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9 18:13

수정 2026.04.09 18:12

KB ·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컨트롤타워 신설·인센티브로 체질개선
산업 분석·심사 역량 강화에도 속도
업황 세분화·협력 강화·AI시스템 도입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내부 체질개선에 본격 나서고 있다. 기존의 담보·재무 중심 여신에서 탈피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핵심성과지표(KPI) 개편, 산업 분석 및 심사 역량 강화까지 전방위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조직 뜯어고치고 KPI 개편… 금융권'생산적 금융' 키운다 [미리보는 2026 FIND]

■컨트롤타워·인센티브 신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생산적 금융을 올해 핵심 경영목표로 삼고, 전담조직 신설과 KPI 개편을 단행했다.

KB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 컨트롤타워인 '기업투자금융(CIB)마켓부문'을 신설했다. CIB와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투자·운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은행에는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인 성장금융추진본부를 뒀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인력 재편도 병행하고 있다. 30%대였던 기업금융 전문 비중을 전년 대비 5%가량 늘렸고, KPI 체계에 생산적 금융 항목을 신설했다. 관련 여신 취급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투자·대출·재무·건전성·포용금융 등 4개 분과 체계로 운영되는 '생산적 금융 추진단'을 구성했다.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다.

은행 여신그룹 산하에는 생산적 금융 설계부터 운영, 리스크 관리까지 총괄하는 '생산포용금융부'를 설치했다. KPI에도 생산적 금융 실적을 반영해 영업 현장에서 생산적 금융 기조가 확대되도록 유도한다.

하나금융은 KPI 체계에서 첨단산업 기업 여신에 대한 평가 가중치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관련 여신에 일반 대비 1.2배의 가중치를 적용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 전용 대출 상품을 신설하고, 영업 현장에서 타깃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산업군 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영업 체계도 정비했다.

우리금융도 IB그룹 내 투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업영업전략부 내 생산적금융지원팀을 융자 전담으로 재편하는 등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영업 구조를 전환했다. 생산적 금융 신규 여신에 대해 KPI 가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생산적 금융 추진 방향에 대한 현장 공감대가 확산되도록 첨단전략산업포럼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 역시 조직 개편과 KPI 개편을 동시에 추진했다. 농협은행은 기존 기업상품개발 조직을 '생산적금융국'으로 재편하고, 여신심사부 내 '전략산업심사국'을 신설했다. 영업점 직원이 생산적 금융 관련 여신 취급 시 KPI 가중치를 부여하고, 기술금융 시설자금 지원에도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등 평가 체계 전반을 손질했다.

■산업 분석·심사 역량 강화

생산적 금융은 단순 자금 공급이 아닌 '산업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만큼 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핵심으로 꼽힌다. 금융회사들이 조직 개편에 그치지 않고 산업 분석과 심사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이유다.

특히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문성에 대한 요구도 강해지고 있다. 산업별 리스크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에 맞는 심사 기준과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대상 산업을 별도로 정의하고 약 1000개 업종을 새로 분류했다. 이를 성장성과 업황에 따라 세분화해 여신 정책과 금리 체계에 반영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기업대출 자동심사 시스템을 고도화해 재무 정보가 부족한 기업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은 산업 밸류체인 기반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산업연구원과 협업해 산업분석 역량을 강화했다. 생성형 AI 기반 여신심사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까지 반영하는 평가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산업분석 전문가와 변리사 등 전문인력을 확충해 심사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첨단전략산업 전담 심사팀을 운영하며 업종별 특화 심사 역량을 강화했다. 기업금융전담역(RM)과 심사역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현장의 산업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은행의 중기업심사부 내 생산적금융 전담심사반을 신설하고, 첨단전략산업 중심 성과·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첨단전략산업과 지역특화산업을 중심으로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전담 심사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단위 심사역 포럼을 통해 산업분석과 부실사례 교육도 병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산업별 특성과 리스크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해졌다"며 "산업분석 역량과 새로운 심사 체계,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 확보가 생산적 금융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