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휴전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미래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신규 계정들이 보인 수상한 움직임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폴리마켓 사이트에서 새로 만들어진 계정들이 휴전에 베팅해 떼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휴전이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인 7일 저녁(이하 미국 동부시간) 베팅에 나서 이익을 챙겼다.
AP통신은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인 '듄'을 사용해 폴리마켓의 공개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소 50개의 계정(지갑)이 이날 휴전 발표 전에 이런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베팅들은 해당 계정들이 생성된 후 첫 거래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들이 베팅한 시점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문명 전체가 멸망할 것"이라고 강하게 이란을 압박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7일 오후 6시 30분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 게시물로 휴전을 발표했다.
오전 10시께 생성된 한 지갑은 평균 단가 8.8센트에 약 7만2000달러(1억원)를 베팅했다. 폴리마켓에서 베팅 참가 단가는 건당 0달러에서 1달러로, 이는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사건 발생 확률로는 각각 0%에서 100%에 해당한다. 그 결과, 이 폴리마켓 사용자는 이후 현금화를 통해 20만달러(2억8000만 원)의 이익을 챙겼다.
전날 생성된 계정은 12만5500달러(1억739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는 게시글을 올리기 12분 전 생성된 또 다른 지갑은 33.7센트의 단가에 3만1908달러(4420만9000원)을 걸어 4만8500달러(6720만원)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휴전 성사에 베팅하는 단가가 조금씩 올라간 것은 7일 저녁에 파키스탄 정부의 휴전 성사 노력이 알려졌기 때문이거나, 결국은 트럼프가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베팅했기 때문일 수 있다.
AP통신은 공개된 블록체인 데이터만으로는 이 신규 계정들의 실제 주인을 식별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이 신규 사용자인지 혹은 추가 계정을 개설한 기존 사용자인지 판단할 수 있는 내부 데이터는 폴리마켓만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폴리마켓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작전과 관련해 신규로 생성된 폴리마켓 계정들이 "전략적이고 시의적절한" 베팅을 하는 거래 패턴은 과거에도 발생한 적이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생포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도 신규 계정들이 거액의 베팅으로 수십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으며, 미국이 이란 관련 군사행동을 시작하기 직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런 탓에 일부 거래자들이 예측 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으며, 연방의회에서는 내부자 거래의 정의를 예측시장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출된 상태다.
한편 AP통신은 휴전에 베팅한 일부 폴리마켓 사용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챙기기 했으나 다른 이들은 지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제한하고 있고, 해당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폴리마켓이 지급을 일단 유보하고 48시간 동안 지켜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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