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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렸지만 사실상 통제…선박 하루 15척 '병목 현실화'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0 00:22

수정 2026.04.10 00:22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동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 개방'으로 전환되지만 통과 선박 수를 대폭 제한하는 조건이 붙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폭 34km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휴전 합의에 따라 해협을 재개방하되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최대 15척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40척 수준과 비교하면 10분의 1로 급감하는 수준이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모든 선박 이동은 당국 승인과 특정 프로토콜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용"이라며 "통과 선박 수는 하루 15척 이하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 통행 재개가 아닌 '관리형 통행'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란이 제시한 프로토콜에는 기존 오만 인근 항로 대신 자국 라라크섬 인근으로 우회하는 경로 사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해역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통제권이 미치는 지역이다.

이란 매체가 공개한 해도에서는 기존 항로가 '위험 구역'으로 표시되며 사실상 사용이 제한된 상태다. 이 같은 방침은 이미 역내 주요 국가들에도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CNBC에 따르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술탄 알 자베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지 않다"며 "접근은 제한되고 조건이 부과되며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박 통과에는 이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며 "이는 항행의 자유가 아니라 강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협 통제가 지속될수록 공급 지연과 가격 상승이 누적된다"며 "영향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전 세계 경제와 산업, 가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