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구군의장협의회 역량강화 지원금으로 구입
부당한 예산 집행 인정한 첫 사례로 사비로 반환
시민단체는 경찰 고발과 국민권익위에 의견 전달
부당한 예산 집행 인정한 첫 사례로 사비로 반환
시민단체는 경찰 고발과 국민권익위에 의견 전달
[파이낸셜뉴스] 부산시민이 낸 세금으로 개인 패딩을 구매한 사하구의회가 본지 지적(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 자 4면 보도)과시민단체의 질타가 이어지자, 결국 구매비용 전액을 사비로 반환하기로 했다. 반면 사하구의회와 함께 혈세로 의류를 구매한 부산진·해운대구의회는 어떠한 대응 없이 요지부동이어서 대조적이다. 시민단체는 이와 별개로 배임 등 혐의로 고발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향후 경찰 조사에 관심이 쏠린다.
사하구의회는 지난 9일부터 각 의원이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 명의 계좌로 패딩 한 벌당 구매비용인 28만1250원을 이체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의장협의회는 패딩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부산지역 16개 기초의회 중 영도구의회를 제외한 모든 기초의회에서 의장협의회의 역량강화 지원금(세금) 450만원을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 사하구의회는 임기를 6개월 앞둔 지난해 말 등산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 16벌을 사기 위해 전액을 썼다. 대부분 의회에서 지원금을 식비와 볼링 게임 등 여가 활동하는 데 과다 집행했는데, 의류를 구매한 의회는 사하구의회를 포함해 부산진구·해운대구의회 등 3곳이다.
사하구의회의 패딩 구매비용 반환은 부당한 예산 집행을 인정한 첫 사례다. 의회는 시민단체가 경찰 고발을 예고하자 지난달 말 변호사에 자문을 구했다. 법조계에 서면 질의한 결과,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이후 구 의회사무국 직원이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패딩을 반환할 것을 설득하면서 이번 조처가 이뤄졌다.
의회는 적절치 못한 예산 사용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한다. 애초 지원금 용처를 정하지 못해 예산 집행을 한 차례 거부했다는 것이다. 의회 관계자는 "의장협의회 측에서 '다른 의회에서도 예산을 사용하기로 했다. 의류 구매라도 해라'는 강압적 태도를 보여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며 "의원들도 사전 설명 없이 통보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취재진이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부산진구의회 박현철 의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시민단체는 반환과 별개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참여연대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번 사안의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부산경실련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환수 조치할 것을 요구한 한편 경찰 고발을 예고했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의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의회와 의장협의회를 견제할 기구가 없다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돼 생긴 일"이라고 규정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