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집값 격차 줄고 있다"···실수요자 문턱은 높아지는 역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0 14:39

수정 2026.04.10 13:30

한은, 2026년 4월 경제상황 평가 발표
고가지역↑, 중저가지역↓ 키맞추기 장세
공급부족, 10·15대책, 세제 강화 등 영향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기사 본문 내용과는 무관). 뉴시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기사 본문 내용과는 무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도권에서 고가지역과 중저가지역 간 주택가격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신규주택 공급 부족, 10·15대책으로 전자에서 빠진 매매 수요가 후자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중저가 아파트를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들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경제상황 평가'에선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의 키맞추기 장세를 이끈 배경으로 △신규주택 공급부족 △10·15 안정화 대책 △부동산 세제 강화 기조가 꼽혔다.

고동우 한은 물가연구팀 과장은 "강남3구 등 고가지역은 지난 2년 간 큰 폭 상승하다 올해 들어 오름세가 둔화됐고 3월 중엔 하락 전환했다"며 "반대로 이 기간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중저가지역은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수도권 입주 물량 감소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하반기 9만3000호였던 서울·경기·인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년 만인 지난해 하반기 6만1000호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예정치는 4만8000호다.

10·15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3구, 용산구에서 서울 전역 및 12개 경기 지역으로 확장된 점도 컸다. 이로 인해 수도권 갭투자 등 투자 수요가 대폭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15억원 이상 주택 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2억~4억원으로 낮아짐에 따라 고개 아파트 매수 수요가 축소됐다.

고 과장은 "공급 위축으로 전세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임대차에서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했다"며 "특히 15억원 이상 아파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요는 그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15억원을 기준으로 위아래 주택 가격이 가운데로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고 과장은 "중저가지역은 견조한 매수세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된 반면 고가지역은 매물 증가를 받아 줄 수요가 부족해 가격이 하락했다"며 "오는 5월 9일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부담 증가 우려 등으로 고가지역 매도 물량은 크게 늘었다"고 짚었다.

이 같은 현상은 마치 양극화 완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실수요자에 보다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주택자, 청년층, 신혼부부 등 상대적 취약계층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춤으로써 월세 전환 압력이 증가하고 결국 실질 주거비를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