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한종합병원협회 "간호사 비율 가산제 규제 개선 재건의"
[파이낸셜뉴스]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의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시행 중인 '간호사 비율 가산제'를 두고 의료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환자케어를 위해 간호조무사를 추가 채용했다가 오히려 '간호사 비율'이 낮아져 수천만 원의 가산금을 못 받게 되는 이른바 '채용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정부는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대표회장 정근)는 "최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신문고를 통해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의 규제 개선을 재건의했으나, 단순 인원수보다는 전문성강화가 중요하므로 '불수용'한다는 입장을 담은 문서를 보내왔다"고 12일 밝혔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요양병원이 전체 간호 인력 중 간호사(RN) 비중을 3분의 2(약 66.7%) 이상으로 유지할 경우, 환자 1인당 일일 2,000원의 가산금을 지급받는다.
예를 들어 간호사 45명을 고용해 가산 기준을 충족한 병원이 환자 케어를 강화하고자 간호조무사 1명을 추가로 채용할 경우, 분모인 '전체 인력'이 늘어나면서 간호사 비율이 66.7%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 경우 간호사 수는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하루 수십만 원, 한 달이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가산금을 박탈당하게 된다.
대한종합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 질을 높이려는 병원의 자발적 노력이 오히려 재정적 손실로 돌아오는 모순된 상황"이라며 "법정 최소 간호사 수를 충족했다면, 추가 인력 채용으로 인한 비율 하락은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복지부는 최근 회신을 통해 협회의 건의를 '불수용'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대한종합병원협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가산 제도의 목적은 단순히 머릿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인력 중 숙련된 '간호사'의 비중을 높여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간병 급여화와 연계한 의료 중심 요양병원' 개편 방향을 언급하며, 간호 인력의 전문성 강화는 타협할 수 없는 중장기적 정책 기조임을 분명히 했다.
또 복지부는 "간호조무사 추가 채용에 따른 비율 하락의 고충은 이해하나, 예외 조항 신설은 의료법상 인력 기준과 국민건강보험당국의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행 기준 유지를 확정했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요양병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종합병원협회 회원인 한 요양병원 경영 관계자는 "고질적인 간호사 구인난 속에서도 어렵게 인력을 확충하려 해도 규제에 막혀 포기하게 된다"며 "결국 피해는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향후 요양병원 인력 구조와 관련된 전반적인 제도 개선안 마련 시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당분간 '간호사 비율'을 둘러싼 민관의 시각 차이는 좁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용어 설명]
■ 간호사 비율 가산제는 요양병원이 확보한 간호 인력 중 간호사(RN)의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건강보험 수가를 더 얹어주는 제도를 말한다.
■ 입원료 차등제는 간호 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료를 등급별로 차등 지급하는 시스템. 1등급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수가를 받는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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