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유럽선 극우 꺾였는데…중남미는 우클릭 가속?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6:35

수정 2026.04.13 16:34

헝가리 정권교체…'유럽판 트럼프' 오르반 16년만에 퇴장
반면 '조기대선 추진' 베네수 야권 "차기 대선서 친트럼프 마차도 지지"
한편 페루 대선서 우파 후지모리 출구조사 1위…과반은 못 넘어 결선행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빅토르 오르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빅토르 오르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헝가리에서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총선 패배로 16년 만에 퇴장한 반면, 중남미에서는 친트럼프 성향과 우파 흐름이 확산되며 글로벌 정치 지형이 엇갈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결과 개표율 97.74% 기준으로 야당 티서가 전체 199석 중 138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당인 피데스는 5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티서는 오르반 총리의 장기 집권의 폐단을 근절하겠다며 3분의 2선인 '133석'을 최종 목표로 제시해왔다. 이는 정치·사회 시스템 개혁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이른바 '매직 넘버'인데, 이번에 138석을 차지해 총선 승리를 넘어 강력한 정책 추진 동력까지 확보하게 된 셈이다.



티서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는 승리가 확정되자 "헝가리 국민은 유럽연합(EU) 가입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된 지 정확히 23년 만에 다시 한번 역사를 써냈다"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은 오르반 총리가 미국·러시아에 밀착하며 대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등 EU 정책에 발목을 잡아 온 탓에 미국·러시아와 EU 간 대리전으로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헝가리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EU 회의 내용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오르반 총리에 악재가 잇달았다.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심화도 오르반 총리의 지지율에 타격으로 작용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를 통해 공개 지지하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헝가리를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 여파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연합뉴스
반면 중남미에서는 친트럼프 및 우파 성향이 부상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 엘나시오날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야권연합(PUD)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차기 대선의 단일후보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베네수엘라 야권은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이후 국정 공백을 이유로 조기 대선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상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대 90일(연장시 180일)까지 가능하지만, 임시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가 지난 3일 임기 종료 후에도 연장 절차를 밟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마차도는 "곧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전국을 순회할 것"이라며 "국민은 지금 당장 선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귀국 날짜를 언급하진 않았다.

페루에서도 우파 흐름이 감지된다. 이날 실시된 페루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선두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990년부터 10년간 페루를 철권통치하다 축출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언론은 여론조사 전문 업체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후지모리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16.6%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못 미쳐 상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해졌다.

알베르토 후지모리(가운데)과 딸 게이코 후지모리(오른쪽).연합뉴스
알베르토 후지모리(가운데)과 딸 게이코 후지모리(오른쪽).연합뉴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