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다날, 글로벌 AI 재단 합류, 코빗-갤럭시아머니트리 실물결제 구축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가 열리면서, 핵심 결제 수단인 스테이블코인이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특정 목표만 정해주면, 여러 시스템과 데이터를 오가며 상황을 파악한 뒤 필요한 도구와 앱을 스스로 호출해 업무를 처리하는 자율형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내달까지 10만원 이하로 골프웨어를 새로 맞추고 싶다"는 식으로 예산과 취향만 입력하면, 여러 쇼핑몰과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할인·재고까지 감안해 최적상품과 구매시점을 자동으로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주는 '쇼핑 에이전트'로 진화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실제 결제까지 자율 처리하려면 기존 법정화폐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시장 선점을 위해 카카오페이는 최근 AI 에이전트 간 스테이블코인 결제 표준화를 추진하는 협의체인 'x402 파운데이션'에 합류했다.
업계는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되며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거래(커머스)를 수행할 때, 기존 법정화폐보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분석한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AI 에이전트는 단순 결제 대행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지출하는 독립적 경제 주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은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사업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코빗 거래 인프라와 갤럭시아머니트리의 '머니트리' 앱을 연계해 사용자가 코빗에 보유한 가상자산을 머니트리 캐시로 충전하고,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을 거래소 기반 투자 수단에서 실물 경제의 결제 수단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코빗은 가상자산 유동성 공급과 정산을 담당하고,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라이선스를 활용해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조다. 양사는 개념검증(PoC)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과 운영체계를 검증한 뒤,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 범위에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장사들의 글로벌 표준 합류는 긍정적"이라며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은 AI 에이전트 경제 초입에서 특정기업의 표준을 채택하거나 자체적으로 내재화하는 시도보다는 연합해 범용 표준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글로벌 표준을 채택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AI와 스테이블코인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법적 규제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규율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의 올 하반기 통과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 시장인 홍콩, 일본에서 디지털자산이 결제 보조수단을 넘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관찰된다"며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의 실물 경제 편입은 정해진 흐름이며 국내도 법제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토큰증권(STO) 시장과 AI 에이전트 결합도 기대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자산 포트폴리오를 자율적으로 운용하거나, 실물자산토큰(RWA)을 결제 담보로 활용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핀테크 서비스의 경계가 더욱 옅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AI 경제의 핵심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다만 지금은 인프라 경쟁 초기 단계인 만큼 규제 정합성과 서비스 완성도에서 성패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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