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속에 비노조원 명단 유포
사측, 경찰 수사 의뢰..."심각한 인권침해"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15% 요구
지난해 주주배당보다도 약 4배 많은 수준
사측, 경찰 수사 의뢰..."심각한 인권침해"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15% 요구
지난해 주주배당보다도 약 4배 많은 수준
[파이낸셜뉴스] "누가 비노조원이냐."
삼성전자 내부에서 비노조원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작성돼 유포됐다. 사측은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경찰에 이번 사건을 정식 의뢰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 사내 공지사항을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명 '노조 미가입자 리스트'다.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에 동료들의 사번을 하나하나 입력한 뒤,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해, 비노조원을 추려내는 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로 보고, 지난 9일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노조 가입 정보를 수집하거나, 명단으로 작성하는 것은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돼 있다.
노조 차원의 조직적 행위인지, 일부 노조원들의 일탈행위인지에 대해선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든, "선을 넘은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비노조원)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구체적인 보복 방안까지 언급했다.
노조 가입 여부나 쟁의행위 참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비노조원 명단을 만들어, 불참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실질적인 불이익을 예고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전형적인 '블랙리스트' 범죄이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수준(영업이익 10% 지급)을 넘어선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경우, 약 45조원(영업이익 15%)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사측이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약 11조1000억원)의 4배에 해당하고,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 비용(37조7000억원)보다도 많다.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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