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중동 전쟁이 증시 흐름 바꿨다...이익 꺾이면 변곡점 전망"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4 06:00

수정 2026.04.14 06:00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초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개선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이후 거시경제 변수 변화가 본격 반영되며 국면 전환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익 추정치 눈높이가 낮아지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증시 상승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14일 "올해 초까지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실적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면서 지수 상승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2월 말 중동 전쟁을 기점으로 흐름이 달라졌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환율과 금리까지 동시에 뛰는 구조가 형성된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가 커지면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환율 상승과 금리 상승,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은 증시에 부담이 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거시 변수 변화가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에너지 비용뿐 아니라 운송비, 인프라 비용 등 전반적인 생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면 결국 기업의 이익 추정치도 하향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소비 위축 가능성도 변수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위축되면 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실적 하향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주요 전자 기업의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론만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D램과 낸드 가격이 계속 오르면 전자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 교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현재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 인식에도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인데, 타 국가 대비 비교적 저렴하다는 게 시장의 인식"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장기화된 전쟁 여파가 반영되는 2·4분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거시 변수로 인해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구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의 이익이 줄면 PER은 오히려 상승하기 때문에 현재는 이익 감소를 반영하지 않은 착시 구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정책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물가 상승 국면에서는 결국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유동성 축소로 이어진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밸류에이션 조정이 일부 반영된 단계지만, 향후에는 실적 하향까지 반영되면서 추가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증시는 상승장에서 박스권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그는 "거시경제 변수로 인한 이익 추정치 하향과 중앙은행 긴축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 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고점은 확인된 만큼 당분간은 하향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