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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났네… 전작 압도할 속편 둘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3 18:20

수정 2026.04.13 18:19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20년 만에 다시 재회한 그녀들
위기의 미란다와 잘 성장한 앤디
야망女 에밀리 사이 주도권 그려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2'
코리안 아메리칸 억만장자 부부役
윤여정이 직접 나서 송강호 설득
정체성·계층 갈등 중심으로 전개
21세기 대표 '여성 직장 서사 영화'로 자리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20년 만에 속편으로 귀환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1세기 대표 '여성 직장 서사 영화'로 자리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20년 만에 속편으로 귀환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2'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2' 넷플릭스 제공

히트 속편의 귀환은 콘텐츠 산업에서 낯설지 않은 흥행 공식이다.

21세기 대표 '여성 직장 서사 영화'로 자리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무려 20년 만에

전편의 주역들과 함께 반가운 귀환을 확정했다.

지난 2024년 에미상 8관왕,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 초이스 4관왕 등 미국 주요 시상식을 휩쓴

'성난 사람들' 시즌2 역시 한층 확장된 세계관을 장착한 채 3년 만에 돌아왔다.

■20년 만의 귀환, 다시 선 '런웨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는 당시의 주인공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20년 만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팬들의 반응이 그야말로 뜨겁다. 속편 예고편은 공개 24시간 만에 2억2200만뷰를 기록하며 영화사 '20세기스튜디오' 역사상 가장 많이 조회된 예고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산업을 배경으로 한 성장 드라마이자, 권력과 욕망, 커리어의 대가를 날카롭게 그린 작품. 속편은 디지털 전환 이후 변화한 미디어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 8일 전격 내한한 스트립과 해서웨이는 "지금의 변화된 환경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립은 "1편은 아이폰이 없던 시기에 개봉했다"며 "지금은 우리가 들고 다니는 기기가 출판과 패션, 미디어 전반을 바꿨다. 그런 변화 속에서 패션잡지 수장 미란다가 자신의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해서웨이는 그동안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1편에서 앤디는 22세로 막 대학을 졸업한 상태였고, 아이디어는 많지만 경험이 부족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채, 겸손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미란다'의 파트너로서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역은 과거 미란다의 비서로 활약했던 에밀리(에밀리 블런트)다. 속편에서 그는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 돼 영향력을 발휘한다.

미란다는 패션 잡지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모델로 한 캐릭터로 잘 알려져 있다. 스트립은 속편 개봉을 앞두고 윈투어와 함께 '보그' 표지를 장식한 사실을 언급하며 "윈투어와 나는 모두 76세이고, 당시 촬영한 사진기자 역시 같은 나이였다"고 말했다. 또 "1편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 관객까지 공감을 얻은 점이 놀라웠다"고 돌아본 그는 "50대 이상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덜 반영되는 현실에서 속편에서도 미란다처럼 존재감 있는 인물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29일 개봉

■윤여정·송강호 '성난 사람들2'

한국계 미국인 감독 겸 작가 이성진이 연출한 시즌1은 코리안 아메리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 속 분노, 좌절, 소외 등 현대인의 심리를 정밀하게 포착한 드라마로 호평받았다. 윤여정·송강호와 함께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 배우 찰스 멜튼이 출연하며 시즌2는 정체성과 계층 사이에서 흔들리는 관계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2는 특권층이 모인 컨트리클럽을 둘러싸고 네 쌍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송강호가 컨트리클럽의 주인인 한국인 억만장자 부부를 연기하고, 멜튼이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시간제 직원 오스틴 역을 맡았다.

이 감독 오는 16일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즌1이 고립된 두 인물이 서로를 발견하는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그 이후의 이야기"라며 "누군가를 찾았다고 해서 삶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자본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는 시대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한국 촬영과 캐스팅 배경도 전했다. 그는 "대본 단계부터 이번 시즌엔 더 많은 한국을 담고 싶었다"며 "시즌1 이후 한국을 오갈 기회가 늘면서 상류층의 삶을 접했고, 그 세계가 매우 매혹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왕이면 '지구상 최고의 배우들'을 모시고 싶었다"며 윤여정, 송강호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송강호는 처음에는 "이 역할이 나와 맞는지 모르겠다"며 고사했지만, 윤여정의 설득으로 합류하게 됐다.


멜튼은 극중 '오스틴'에 대해 "관계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내가 알고 있던 정체성이 '가면'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스틴은 감독과 대화하며 함께 만들어졌다"며 "한국계 뿌리를 가진 인물로서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도 깊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의 핵심 주제에 대해 "2026년 지금, 자본주의와 계층 간 갈등을 빼놓고는 어떤 이야기도 쓸 수 없다"며 "네 커플의 관계를 사계절에 빗대어 삶의 다양한 단계와 변화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6일 공개.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