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형님, 신고 들어왔는데요"...형사가 납치·폭행한 사채업자한테 전화해서 "찾아 뵐게요"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4 08:07

수정 2026.04.14 10:16

지난 10일 충주의 한 길거리에서 A씨가 사채업자와 건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당시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입술 안쪽에 피멍과 부기가 있었으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 10일 충주의 한 길거리에서 A씨가 사채업자와 건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당시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입술 안쪽에 피멍과 부기가 있었으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한 남성이 사채업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사채업자 사무실에 끌려간 이 남성은 사채업자 휴대전화로 경찰이 "형님"이라고 하며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고, 해당 경찰은 수사에서 배제됐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0일 충주에서 발생한 폭행 및 납치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제보자 A씨는 투자금 5억원이 필요하다는 지인 B씨의 말에 60대 사채업자를 소개해 줬다고 한다.

사채업자는 A씨에게 돈을 빌려줬고, A씨는 다시 B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돈을 빌려줬고,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 모두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B씨가 잠적해 버리면서 사채업자는 A씨에게 돈을 대신 갚으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는 건달들과 함께 A씨의 사무실을 찾아가 강제로 밖으로 끌고 나갔고, 폭행을 이어갔다.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신고하려고 했으나 건달들은 주민들을 신고하지 못하게 협박했다고 한다.

해당 장면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채업자는 A씨의 머리채를 잡은 채 차에 강제로 태웠고,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차가 해당 차 옆을 지나가는 순간에도 차 안에서 폭행은 계속됐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사채업자 사무실로 끌려갔고, 사채업자와 언쟁을 하던 중 사채업자 휴대전화에 'OOO 형사'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전화를 건 형사는 사채업자에게 "폭행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왔는데 저희가 찾아봬야 할 거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전화를 끊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들이 왔고, 이 중에서는 사채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형사도 있던 거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형사에게 확인한 결과 폭행 사건이 발생한 날 사채업자와 통화했으며,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라고 인정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형사 뿐만 아니라 같은 팀 형사들도 수사에서 배제했다"며 "해당 형사가 전화를 한 건 사채업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현장에서 사채업자를 긴급체포한 게 해당 형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형사에 대한 수사 감찰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사채업자가 평소 지역 경찰과 친분을 자랑하며 협박하기도 했다"며 "수사가 제대로 안 될까 봐 불안하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채업자를 포함한 4명이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며 "사채업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아무리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합당한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며 "폭행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사채업자는) 구속되고,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