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한미국대사 지명을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상원의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거쳐 정식 임명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현재까지 1년 넘게 이어진 주한미국대사 공백 상황이 해소될 전망이다.
스틸 지명자는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유력한 주한미국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다가 이번에 최종 낙점을 받았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하원 전·현직 지도부도 공화당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 스틸 전 의원을 주한미국대사로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지명자는 올해 70세로 한국어에도 능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지명자는 청소년기 일본을 거쳐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스틸 지명자는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스틸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나 2024년 11월 선거에서 600여표 차이로 석패해 낙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인 2024년 10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틸 전 의원을 공식 지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워싱턴과 직접 소통할 주한미국대사가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주한 미국 대사 공백 기간에는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케빈 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가 대사대리를 맡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지명한 주일·주중 미 대사는 이미 상원 인사청문회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지난해 4월과 5월 각각 현지에 부임했다.
한편 지난 10년 사이 주한 미국대사 지명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취임 1년여 후인 2022년 2월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 대사를 지명했다. 집권 1기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4개월이 지난 2018년 5월에야 해리 해리스 전 대사를 지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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