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휴전을 위한해 역사적인 직접 회담을 갖는다.
레바논 정부는 '조건 없는 휴전'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일간지 더내셔널은 레바논 정치권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 참석하는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가 주미 이스라엘 예히엘 라이터를 만나 종전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휴전이 합의될 경우 평화 협상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지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의 성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와 레바논 시아파 정당 아말 운동과 가까운 소식통은 "이번 만남은 결과보다 '직접 소통'이라는 상징성과 절차적 의미가 더 크다"며 레바논의 휴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포격 속에 협상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협상을 하루 앞둔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을 점령하기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남부 레바논 파병 부대를 방문해 "전투는 끝나려면 멀었다"고 밝히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완전한 무장 해제를 요구해왔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회담을 "예비 접촉" 정도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8일 베이루트 중심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당시 하루 만에 350명 이상이 숨지며 1990년 내전 종료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레바논은 협상 지렛대를 크게 상실했다는게 더내셔널의 분석이다.
서방 외교가에서는 "4월 8일 참사 이후 워싱턴과 유럽 수도들의 시각이 변했다"며 "이번 회담은 레바논 정부가 국제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레바논 내부의 갈등도 깊어져 헤즈볼라 측은 휴전 없는 협상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스라엘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포로 석방, 피란민 귀환이 보장되지 않는 어떤 합의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은 지난 13일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위한 음모라며 레바논 정부가 회담에 불참함으로써 "역사적이고 영웅스런 자세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024년 11월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지난 3월2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지상군과 공군을 동원해 남부 레바논을 공습해 지금까지 최소 2055명이 사망하고 6500여명이 다쳤으며 약 120만명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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