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구속 필요성, 충분히 소명 안돼"
[파이낸셜뉴스] 10조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대상그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한번 기각됐다.
이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대상그룹 임모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1차 구속영장 기각 후 검찰의 추가 수사가 임 대표를 구속할 정도의 입증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종전 구속영장 청구 기각 결정 후 추가로 수집되고 제출된 자료를 종합해 봐도, 피의자를 구속할 정도로 범죄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가 혐의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되면서, 검찰의 담합 수사에 사실상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임 대표는 전분당 판매가격을 미리 맞추고 대형 실수요처들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같은법원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한차례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임 대표의 담합행위 가담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검찰은 추가 보완수사를 통해 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전분당은 전분을 산 또는 당화효소로 가수분해해 얻은 당류를 주체로 한 제품으로, 주로 가공식품의 감미료로 사용된다.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전분당에 해당하며 과자, 음료, 유제품 등을 만들 때 원료로 쓰인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 26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병확보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차례 고발요청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불공정 거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이들 전분당 업체들이 8년여 동안 10조원대 규모의 담합을 저질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5조원대의 밀가루 담합과 3조원대의 설탕 담합을 훨씬 웃도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대상과 사조CPK 뿐만 아니라 국내 전분당 시장을 이들 기업과 함께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삼양사와 CJ제일제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총 4개사가 함께 담합해 시장 질서를 교란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들 회사와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진행한 상황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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