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최하위 두산, 1.5억+좌완 이교훈 내주고 '1억 타자' 손아섭 수혈 승부수
이적 첫날 2번 지명타자 선발 출전, 4회 쐐기 투런포 포함 3출루 맹활약 '대승 견인'
240일 만의 홈런포 손아섭 "내가 있어야 할 곳은 1군 무대. 속 시원해"
김원형 감독 "최고의 활약" 극찬… 더그아웃 새 리더로 연착륙하며 반등 신호탄
이적 첫날 2번 지명타자 선발 출전, 4회 쐐기 투런포 포함 3출루 맹활약 '대승 견인'
240일 만의 홈런포 손아섭 "내가 있어야 할 곳은 1군 무대. 속 시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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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2026시즌 초반은 '악몽' 그 자체였다. 팀 타율 0.230, OPS 0.658이라는 기록은 리그 최하위권의 초라한 성적표였고, '우승 후보'라는 전년도의 명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진 지 오래였다.
김원형 감독 부임 이후 야심 차게 출발했던 두산이 꽉 막힌 혈을 뚫기 위해 선택한 타개책은 결국 '베테랑의 경험'이었다.
지난 14일 두산은 한화 이글스에 좌완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5000만원을 내주고 손아섭을 영입하는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다소 의아한 거래다.
그런데 두산은 그 1억원짜리 타자를 데려오기 위해 그의 연봉보다 많은 현금과 군필 좌완 투수라는 귀한 자원을 기꺼이 지불했다. 이는 야수진 세대교체의 기치를 내걸었던 두산이 처한 현실이 그만큼 절박했음을 방증한다. 일각에서는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베테랑을 향한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싼 수업료'를 치른 효과는 단 하루 만에 나타났다. 이적 발표 몇 시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나타난 손아섭은 마치 '나를 잊었느냐'고 무력시위를 하듯 맹타를 휘둘렀다.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2득점으로 팀의 11-3 대승을 앞장서서 이끌었다.
기록보다 빛난 것은 과정이었다. 1회와 3회, 특유의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골라내며 밥상을 차린 손아섭은 4회초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SSG 좌완 박시후의 시속 131㎞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한화 시절이던 지난해 8월 이후 무려 240일 만에 맛본 짜릿한 손맛이었다. 침체해 있던 두산 벤치는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이는 양의지, 다즈 카메론 등 주전들의 연쇄 홈런 폭발로 이어졌다.
이날 손아섭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라는 감정이 들었다. 정말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며 벅찬 속내를 털어놨다.
한화의 두꺼운 선수층에 막혀 퓨처스리그를 전전하던 '안타왕'에게 1군 무대는 그토록 간절하고 목마른 곳이었다. 김원형 감독 역시 "손아섭이 첫날부터 밥상을 차리고 해결사 역할까지 하며 최고의 활약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트레이드는 단순한 선수 교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두산은 주전들의 집단 슬럼프로 인해 '이기는 법'을 잊어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손아섭이 보여준 악착같은 출루 본능과 승부처에서의 결정력은 젊은 야수들에게 강렬한 자극제가 됐다.
"이적 첫날 후배들이 다가와 질문을 쏟아내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그의 말처럼 손아섭은 이미 두산의 새로운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완벽한 연착륙을 알렸다.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경기고, 그 무거운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단 한 명의 압도적인 존재감일 때가 많다.
1억원의 연봉 그 이상의 가치를 첫날부터 완벽하게 증명해낸 손아섭. 묵묵히 땀 흘리며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안타 기계'의 생존 본능이 마침내 새 둥지에서 만개하기 시작했다.
그의 합류가 곤두박질치던 두산 베어스의 순위표를 위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의 함성을 기다리는 '베어스의 오빠' 손아섭의 진짜 야구는 이제 막 막을 올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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