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나프타 대란에 日, 화학제품까지 '특정 중요물자' 확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5 10:04

수정 2026.04.15 10:04

정령으로 연내 추진…공급망 상류·중류까지 경제안보 관리
일본 지바현 원유·석유제품 저장소. 출처=연합뉴스
일본 지바현 원유·석유제품 저장소.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와 나프타 등 에너지 조달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석유·천연가스 유래 화학제품을 '특정 중요 물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해당 내용을 지경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국내 제조 기반 강화' 검토 보고서에 담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특정 중요 물자는 국회를 거치지 않고 정령(政令)으로 지정되며, 경산성은 내각부와 협의해 연내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정 대상은 기초 화학제품과 화학 처리된 중간 소재를 포함하는 '범용 화학제품'이 될 전망이다. 기초 화학제품에는 석유 유래 에틸렌·프로필렌, 천연가스 유래 메탄올 등이 포함되며 중간 소재로는 합성고무와 의약품 원료 등이 해당된다.



이들 물질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도료, 전자소재 등의 기초 원료로 자동차·전자·의료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활용된다. 구체적인 지정 품목은 해외 의존도와 공급망 리스크를 기준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따라 특정 중요 물자로 지정되면 관련 기업은 설비 증설, 기술 개발, 비축 확대 등에 대해 보조금과 저리 융자 등 정부 지원을 받는다. 현재 반도체, 배터리, 중요 광물 등 16개 품목이 지정돼 있으며 화학 분야는 그동안 반도체용 헬륨 등 일부 특수 용도에 한정돼 있었다.

닛케이는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에틸렌 등 중간 소재의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는 등 해외 의존 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경산성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며 "제조 설비 투자를 지원해 국내 공급망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에틸렌 등 기초 화학제품 수입 비중은 지난 2024년 기준 20%를 넘어서며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자원을 '순환 자원'으로 지정해 국내 재활용 체계를 강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제조 기반 강화 보고서에는 주조·단조 등 제조업 핵심 공정 지원과 함께 AI 확산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육성 방안도 포함된다.
해당 내용은 올해 여름 정부의 성장 전략에 반영될 전망이다.

주조는 용융 금속을 틀에 부어 복잡한 형상을 만드는 공정으로 조선·공작기계 산업의 기반 기술이지만 설비 노후화와 인력 부족으로 생산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
한편 휴머노이드 로봇용 부품과 모터는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