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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당사자 동의 없어도 생계급여 직권 신청한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5 16:26

수정 2026.04.15 16:26

복지부, 위기가구 생계급여 직권 신청 허용
'적극행정' 지자체 담당공무원에 권한 줘
담당자가 수급권자 동의 없이 직권 신청
신청 먼저 하고, 소득·재산 간이 조사 허용
보건복지부는 15일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수급권자를 대신해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이달 중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울산 울주군청에서 위기가구 발굴 연계지원을 위한 관계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는 15일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수급권자를 대신해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이달 중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울산 울주군청에서 위기가구 발굴 연계지원을 위한 관계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수급권자를 대신해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미성년자, 발달장애인 등 당사자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 생계급여를 먼저 신청하고 금융재산 조사를 제외한 간이 소득·재산 조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의사를 밝힐 수 없었던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정부의 사회안전망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자체 현장 공무원 적극행정 제도를 개선, 이달 중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직권신청 개선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면책 추정 등이 가능해졌다"면서 "현장 공무원들이 안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생계급여 위기가구 대상자를 발굴해 직권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현재도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러 규제에 걸려 이행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수급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신청 이후 조사 단계에서 금융재산 조사를 위한 금융정보제공 서면동의도 반드시 필요했다.

무엇보다 담당 공무원이 생계급여를 신청하도록 수차례 설득해도 지원 대상자가 거부하면 지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동의 친권자가 급여 신청을 거부하면 이 아동들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본인의 의사를 밝힐 수 없는 어린이 등은 친권자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최근 울산시 울주군에서 30대 남성과 미성년 네 자녀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이런 사정이 있었다.

복지부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건의와 적극행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직권신청에 어려움이 있던 가구들을 조사해 이달 중에 시행할 계획이다. 긴급복지를 지원 받았음에도 여전히 위기 상황에 있거나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등의 불가피한 경우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긴급복지 지원 이력이 있는 위기가구 중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 등 스스로 동의할 수 없는 가구원이 있고, 그 친권자 등으로부터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사회보장급여법상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등의 경우 동의 없이 직권신청을 허용한 규정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도 명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조사 단계에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금융재산 조사는 제외하고 나머지 소득 및 일반재산 정보만을 우선 조사해 급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금융재산을 반영하지 않은 간이 조사인 만큼 3개월 이내 금융정보 등을 보완해 다시 조사한다. 사후 발생할 수 있는 과다 지급에 대해서는 환수를 면제하는 등 공무원 보호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의도적인 금융조사 거부 등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3개월 내 금융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한다.

친권자 연락두절 등 동의를 못 받는 상황이 지속되면 필요시 후견인 선임 , 아동보호체계와의 연계 등으로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복지부는 동의 없는 직권신청의 근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을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