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녀의 학교 운동회에 참석해 달리기를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진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더선(The Sun)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전직 세미프로 축구 선수였던 스티븐 데이(36)는 자녀의 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평소 별다른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았으나, 병원 정밀 검사 결과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쓰러지는 과정에서 목과 두개골, 척추 손상까지 동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막하출혈은 뇌혈관, 특히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뇌를 감싸고 있는 지주막하강에 혈액이 퍼지는 위중한 상태를 말한다.
다행히 6주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으나, 이후 청력 손실과 복시, 삼킴 장애, 극심한 피로 등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은 상태다.
스티븐의 아내는 "순식간에 남편이 돌봄이 필요한 환자가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주막하출혈과 같은 중증 뇌출혈 환자의 가족은 장기간의 간병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 과정이 길어질수록 가족 구성원의 우울감이나 불안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지주막하출혈의 대표적인 증상은 참기 힘든 극심한 통증이다. 누출된 혈액이 뇌 표면을 자극하면서 강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를 의학적으로 '번개 두통(thunderclap headache)'이라고 지칭한다.
혈관 연축이 뇌 혈류량 감소시켜 2차 뇌 손상 초래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약 10~15%는 병원 도착 전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또한 출혈 직후뿐만 아니라 이후 수일 내에 발생하는 혈관 연축이 뇌 혈류량을 감소시켜 2차 뇌 손상을 초래하는 것이 주요 사망 및 장애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혈관 연축은 혈관이 갑자기 쪼그라들듯이 수축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고비를 넘기더라도 약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인지 기능 저하, 집중력 감소, 만성 피로 등의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신체 기능 저하를 넘어 장기적인 삶의 질 저하로 직결된다.
운동이나 긴장된 상황에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 이미 약해진 혈관벽에 부하가 걸리며 파열 위험이 가중된다.
스티븐 역시 기존에 약해져 있던 뇌혈관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막하출혈은 대개 뇌동맥류(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가 파열되면서 나타나는데, 평소 증상이 전혀 없던 사람이라도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긴장, 혈압의 급격한 상승 등의 상황에서 혈관이 파열될 가능성이 있다.
고혈압, 흡연, 가족력 등 뇌동맥류 형성·파열 위험
특히 달리기를 하거나 무거운 힘을 줄 때는 심박수와 혈압이 동시에 상승하며, 이러한 압력의 변화가 약해진 혈관벽에 부담을 주어 파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고혈압, 흡연, 가족력 등은 뇌동맥류 형성과 파열 위험을 높이는 중추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막하출혈 치료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재출혈을 방지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파열된 동맥류 부위를 금속 클립으로 묶어주는 '클립 결찰술'이나, 혈관 내부를 코일로 채워 폐쇄하는 '코일 색전술' 등이 시행된다. 최근에는 최소침습적 시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환자의 구체적인 상태에 맞춰 치료 방식을 결정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수술 및 시술 이후에는 혈압 조절과 뇌압 관리, 혈관 연축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가 집중적으로 병행된다.
급성기 고비를 넘긴 이후에도 회복 과정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언어치료와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포함한 다학제적 재활이 필수적이며, 특히 삼킴 장애나 보행 장애가 동반된 경우라면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의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예방 측면에서는 평소 혈압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과거에 경험한 적 없는 수준의 극심한 두통이나 목의 뻣뻣함, 시야 이상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이는 지주막하출혈의 위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 또는 응급실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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