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 "인지 식별 문제. 다음 중 의사는 누구인가요." 보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의사, 하나는 예수님.
#2. "비행기 안에 의사가 있나요."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자 '닥터콜이 울린다. 이때 좌석에 앉은 누군가가 손을 들어 올린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종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형성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12시간만에 삭제한 그림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자신을 예수로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AI로 생성해 잇따라 올렸다. 주로 '(생성한 그림 속 자신이) 예수가 아닌 의사라고 생각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명을 비꼬는 내용이었다.
16일 X(옛 트위터)에 올라온 5초짜리 짧은 영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AI 그림을 변형했다. '선택받은 자들을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을 것이다'라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달라진 게 있다. 누워있는 남성이다.
이탈리아 주간지 레스프레소가 지난 10일 '학대'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표지 사진이다. 겁먹은 듯한 표정의 팔레스타인 여성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이대는 무장한 이스라엘 남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잇몸까지 드러내며 히죽 웃는 이 남성의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이 틱톡에 올린 쇼츠 영상도 눈길을 끈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응급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지만, 깨어나지 않는다.
의사는 "응급실에 응급 상황 발생… 의사가 즉시 필요합니다(Code blue in the ER… we need a doctor STAT)"라고 다급하게 외치고 등장하는 인물은 흰 옷에 붉은 색 망토를 걸친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예수 트럼프 아니면 도널드 그리스도,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드는 대로 부르세요"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 연못 위를 걷는 합성 영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 위에서 골프를 친 뒤 "내가 그랬다"(I did that)고 말한다.
이 발언은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밈으로 쓰이고 있다.
이 밖에도 명화 속 예수의 모습도 달라졌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예수의 승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환됐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 예수는 수술 복장에 청진기를 목에 걸고 있다.
성경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가나의 결혼식'에서 포도주를 만든 예수의 모습은 마가 모자를 쓴 이들에게 음료를 따라주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걷는 예수의 모습은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 있는 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물 위를 걷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변환됐다.
미국 의학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배우가 의사 가운 대신 예수처럼 입은 합성 사진이나 의사들이 수술실에 들어오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자 예수 복장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여기서 일하는데요"라고 답하는 합성 사진도 널리 공유됐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을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로 묘사한 AI 생성 그림을 올렸다가 12시간 만에 삭제했다. 그림 속 트럼프 대통령은 성경 속 인물과 유사한 복장으로 환자의 이마에 손을 얹고, 다른 손에서는 빛이 나오고 있다. 주변에는 성조기와 자유의 여신상, 국조 흰머리독수리 등 미국의 상징물이 자리하고 군인, 간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우러러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레오 14세에게 거친 비난을 쏟아낸 직후 이 그림을 게시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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