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진 지 35년 넘은 경찰서 67곳
19%는 신축 계획 불투명
안전성 평가 공란도 8곳..."예산 확충 시급"
19%는 신축 계획 불투명
안전성 평가 공란도 8곳..."예산 확충 시급"
|
[파이낸셜뉴스] 전국 경찰서 4곳 중 1곳이 재건축 시점을 넘긴 노후 청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신축 계획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안전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치안 시설 관리가 예산과 절차에 막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경찰청 안전진단'을 분석한 결과, 전국 경찰서 청사 261곳 중 67곳이 경과연수 35년 이상 된 노후 건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건축 후 30~40년이 지난 건물은 구조적·기능적 한계가 동시에 나타난다.
건축 후 35년 이상 경과한 청사는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기획재정부 주관 안전성 평가 대상이 된다. 해당 평가는 공용재산취득사업 예산 심의를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신축이 추진되지 않거나 안전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안전진단 문서에 따르면 경과연수 35년 이상 경찰서 가운데 서울 남대문서(57년)·성동서(39년)·마포서(36년), 부산 영도서(38년), 광주 북부서(38년), 충북 괴산서(38년), 전남 장흥서(37년) 등 13곳은 신축 추진 관련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 이는 전체 노후 경찰서의 약 19%에 해당한다.
이 중 서울 남대문서·마포서, 대구 달서서, 광주 북부서, 경기 과천서, 강원 태백서, 충북 괴산서, 전남 여수서 등 8곳은 안전성평가 연도와 등급도 공란으로 남아 있는 등 안전성 평가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
동일 시설을 두고 평가 결과와 관리 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성동서 안전등급의 경우 지난해 4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 판정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찰청 안전진단에는 2017년 C등급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안전성 평가는 재정당국 예산으로 진행되며 수요를 제출하면 재정경제부가 예산 범위 내에서 대상 시설을 선정한다"며 "선정되지 않은 경우 다음 수요 조사 때 다시 신청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 진행 상황도 다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경과연수 35년 이상 경찰서 가운데 D등급을 받은 서울 중부서·부산 동부서·전남 고흥서·경북 봉화서·제주 동부서 등 5곳은 모두 구조적 결함이 확인됐으나, 현재까지 신축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신축 추진 경찰서 62곳 가운데 실제 공사 단계에 들어갔거나 준공이 예정된 곳은 16곳에 그쳤다.
노후 청사의 정비가 지연되면서 치안 인프라 전반의 안전성과 대응 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서는 24시간 운영되는 치안 거점 시설로 상황실, 유치장, 조사실, 통신·전산 시스템 등이 상시 가동되는 만큼 노후화가 대응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적인 보수에 더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면서 치안 업무에 집중해야 할 자원이 분산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경찰서는 민생 치안의 최일선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시설 예산은 장비나 인건비 등에 밀려 후순위로 처리되는 경향이 있다"며 "노후 청사에서는 공간 부족으로 컨테이너 등 임시 시설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근무 환경과 치안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건축은 설계와 이전, 공사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노후 시설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며 "경찰청과 시도청 등 상급 기관이 적극적으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