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전 5-1 완승, 주말-주중 시리즈 연속 스윕... 9승 7패 안착
콜플레이 실책·병살 실패 등 키움의 치명적 '수비 자멸'
전날 휴식 취한 카스트로, 153km 강속구 박살 낸 역전 투런포 '해결사 본능' 폭발
홍민규 2이닝 퍼펙트 이적 첫 승... 데일 15G 연속 안타 신기록 행진
콜플레이 실책·병살 실패 등 키움의 치명적 '수비 자멸'
전날 휴식 취한 카스트로, 153km 강속구 박살 낸 역전 투런포 '해결사 본능' 폭발
홍민규 2이닝 퍼펙트 이적 첫 승... 데일 15G 연속 안타 신기록 행진
[파이낸셜뉴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이자, 실수를 먹고 자라는 잔혹한 게임이다. 상대가 빈틈을 보였을 때 망설임 없이 그곳을 물어뜯는 팀만이 강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은 '집중력'이라는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승패를 어떻게 갈라놓는지를 보여준 완벽한 교보재였다.
호랑이 군단이 패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 KIA는 선발 알칸타라를 앞세운 키움을 5-1로 제압하고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경기는 당초 제임스 네일과 라울 알칸타라라는 양 팀 에이스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4회초 키움이 김건희의 적시타로 먼저 1점을 쥐어 짜낼 때만 해도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KIA 타선은 4회까지 알칸타라의 묵직한 구위에 짓눌려 이렇다 할 찬스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균열은 키움의 내부에서부터 시작됐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카스트로가 쳐낸 타구는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외야 뜬공이었다. 그러나 키움 중견수 이주형과 좌익수 박주홍 사이에 치명적인 소통 부재가 발생했다. 누구 하나 확실하게 콜플레이를 하지 않으며 타구를 그라운드에 떨어뜨린 것이다. 보이지 않는 실책이 헌납한 무사 2루의 기회. KIA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속 타자 한준수가 곧바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단숨에 1-1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키움의 아쉬운 수비는 6회에도 반복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나성범의 내야 땅볼은 누가 봐도 병살타 코스였다. 하지만 송구를 받은 2루수 염승원이 글러브에서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하는 본헤드 플레이를 범하며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1루로 둔갑했다.
기사회생한 KIA에는 '해결사' 해럴드 카스트로가 버티고 있었다. 전날 타격 밸런스 문제로 휴식을 취하며 칼을 갈았던 카스트로는 알칸타라가 몸쪽 깊숙이 찔러넣은 시속 153km의 불같은 직구를 경이로운 배팅 스킬로 걷어 올렸다.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투런 아치. 상대의 헐거운 수비가 만들어준 기회를 무자비한 홈런포로 응징하는 순간이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네일이 5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며 6피안타 1실점으로 꾸역꾸역 버텨준 것이 컸다.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무사 1, 3루의 추가 실점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6회부터 가동된 불펜, 그중에서도 홍민규의 역투였다. 박찬호의 FA 이적 보상선수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홍민규는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2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3탈삼진)'을 선보였다. 연투로 인해 핵심 필승조가 쉴 수밖에 없었던 벤치의 고민을 완벽하게 씻어준 쾌투이자, 자신의 KIA 이적 후 첫 승을 자축하는 화려한 신고식이었다.
막힌 혈이 뚫린 KIA는 자비가 없었다. 7회말 박정훈을 상대로 김규성, 데일이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잡았고, 김호령이 우익수 옆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5-1로 키움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았다. 리드오프 제리드 데일은 이날도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하며 KBO 데뷔 후 무려 15경기 연속 안타라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승기를 잡은 KIA는 8회 홍건희, 9회 성영탁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으며 챔피언스필드의 화려한 밤을 승리로 장식했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질 때 자비 없이 짓밟는 팀. 벤치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완벽하게 들어맞고,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점수를 생산하는 팀. 지금 KIA 타이거즈가 보여주는 야구는 우승을 노리는 강팀의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있다.
광주벌을 휘감은 이 거대한 7연승의 폭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리그 전체가 호랑이 군단의 발걸음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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