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풍산, 회사채 수요예측에 3300억 뭉칫돈…한온시스템도 1.6조 흥행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7 06:35

수정 2026.04.17 06:35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풍산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주문을 확보하며 우호적인 금리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방위산업 부문의 견조한 수익성과 최근 신용등급 상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풍산, 회사채 모집액 3.3배 주문받아


17일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전날 3년 단일물 1000억원 규모로 진행한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3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3.3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며 두터운 수요를 확인했다. 금리 면에서도 뚜렷한 실익을 거뒀다.

3년물은 개별민평 대비 마이너스(-) 10bp(1bp=0.01%p)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됐다. 두 자릿수 언더 발행에 성공한 것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흥행 성과에 힘입어 소폭 증액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사채의 발행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며, 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SK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풍산은 이달 24일 만기가 도래하는 700억원 규모의 기존 회사채 차환과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해 이번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흥행 배경에는 풍산의 탄탄한 방산 실적과 최근 신용등급 상향이 자리 잡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9일 풍산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방산 수출 확대에 따른 체질 개선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A+(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어 등급 스플릿이 발생한 상태지만, 향후 추가 상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풍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4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신동부문(3조7280억원)과 방위산업부문(1조3115억원) 모두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다만 사업 부문별 수익성 격차는 더욱 선명해졌다. 신동부문의 세전이익률이 0.6%까지 떨어진 반면, 방위산업부문은 세전이익률이 2024년 22.7%에서 2025년 16.1%로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굳건한 이익창출력을 과시했다. 매출 비중이 26%에 불과한 방산부문이 전체 세전이익의 80% 내외를 책임지는 '방산 쏠림' 구조가 한층 심화된 셈이다.

특히 최근 동남아·중동 지역의 소구경탄 매출 확대와 K-방산 무기체계 수출에 따른 대구경탄 동반 매출이 이어지고 있어 중단기적으로 높은 수출 비중이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일회성 비용 증가와 미국 스포츠탄 관세 부담 등 악재 속에서도 연결기준 5.9%의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도 투자자 신뢰를 뒷받침했다.

재무안정성도 우수하다. 2025년 말 기준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8.4%, 순차입금의존도는 19.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기동 가격 변동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과 신동부문 설비투자(CAPEX)가 예정돼 있으나, 우수한 시장 지위와 견조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우량한 재무안정성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풍산 탄약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했으나 인수 검토는 중단했다"고 공식화했다. 당초 K9 자주포 등 자사 무기체계와 풍산의 155mm 대구경탄을 결합한 '포·탄 패키지 수출'로 글로벌 방산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던 구상이었다. 풍산 역시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매각설에 선을 그었다. 방산 매각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이번 수요예측 흥행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풍산은 1968년 설립된 풍산홀딩스(옛 풍산)로부터 2008년 7월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동(銅)가공 및 방위산업 핵심 기업이다. 방위산업 부문은 국방부에 독점적으로 탄약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4년 말 기준 최대주주인 풍산홀딩스가 지분 38.0%를 보유하고 있다. 풍산은 지난해 4월에도 표면금리 4.141%의 제107회 회사채 150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5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109회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포르투갈 팔멜라에 위치한 한온시스템의 엔지니어링 센터. 한온시스템 제공
포르투갈 팔멜라에 위치한 한온시스템의 엔지니어링 센터. 한온시스템 제공

풍산, 회사채 수요예측에 3300억 뭉칫돈…한온시스템도 1.6조 흥행

한온시스템,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효과…1조6150억 '뭉칫돈'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온시스템도 압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한온시스템은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61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2년물에 5750억원, 3년물에 1조400억원이 각각 몰렸다. 금리도 우호적으로 형성됐다. 2년물은 개별민평 대비 -26bp, 3년물은 -33bp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발행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한온시스템의 이번 흥행은 등급전망 변경이 결정적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지난해 약 98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가 등급전망 상향을 이끌었다.

그간 한온시스템은 등급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리면서 민평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었다.
이번에 '안정적'으로 복귀하면서 신용 스프레드 축소 기대감이 커졌고, 이는 곧바로 투자수요 쏠림으로 이어졌다.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한 만큼 대폭 증액 발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 그룹 소속의 글로벌 2위 자동차 공조부품·시스템 전문 제조사로, 대주주 교체 이후 수익구조 개선과 재무 체력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의 신인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