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잠실 두산전 7-3 완승, 이의리 5이닝 무실점 완벽투 속 파죽의 8연승 질주
'시즌 첫 출장' 주효상, 도루 저지·절묘한 볼배합·안타까지 인생 경기
공수 맹활약 박민(1회 적시타+4회 호수비) & 위기 지운 정현창(8회 다이빙 캐치)의 '철벽 내야'
대수비 박정우의 9회초 쐐기 적시타까지… 주전 공백 완벽히 지워낸 '화수분 야구'의 진수
'시즌 첫 출장' 주효상, 도루 저지·절묘한 볼배합·안타까지 인생 경기
공수 맹활약 박민(1회 적시타+4회 호수비) & 위기 지운 정현창(8회 다이빙 캐치)의 '철벽 내야'
대수비 박정우의 9회초 쐐기 적시타까지… 주전 공백 완벽히 지워낸 '화수분 야구'의 진수
[파이낸셜뉴스] 진정한 강팀의 조건은 주전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아니라, 그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벤치에서 일어나는 '그림자'들에 의해 증명된다. 주전 9명만으로는 절대 정규시즌이라는 기나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는 KIA 타이거즈가 왜 상위권에 올라 설 수 있는 후보인지를 완벽하게 증명한 무대였다.
KIA 타이거즈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하며 8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스포트라이트는 5이닝 무실점으로 부활한 이의리나 적시타를 때려낸 카스트로, 김도영을 향할지 몰라도, 이날 기적 같은 8연승을 완성한 진짜 주인공들은 이범호 감독의 부름에 200% 응답한 '미친 백업 4인방(주효상, 박민, 정현창, 박정우)'이었다.
가장 눈부셨던 반전의 주인공은 단연 포수 주효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군 출장 기록이 전무했고, 작년에도 고작 15타석에 나선 것이 전부였던 그를 선발로 기용한 것은 이범호 감독의 엄청난 모험이었다. 하지만 이 승부수는 소름 돋을 정도로 완벽하게 적중했다.
주효상은 2회말, 리그 최고 수준의 주력을 자랑하는 두산 조수행의 2루 도루를 완벽한 송구로 저지하며 잠실벌의 흐름을 완전히 KIA 쪽으로 가져왔다. 하이라이트는 5회말 2사 1, 2루의 최대 위기 상황이었다. 풀카운트(3-2)의 피 말리는 승부에서 주효상은 박준순을 상대로 허를 찌르는 절묘한 체인지업을 요구해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의리의 8K 무실점 호투 뒤에는 주효상의 영리한 볼 배합과 안정적인 리드가 숨어 있었다. 7회에는 좌전 안타까지 때려내며 시즌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인생 경기를 펼쳤다. 6~9회에는 이태양, 조상우, 김범수와 호흡을 맞춰 완벽한 블로킹까지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포수로서의 기량으 흠잡을 데가 없었다.
내야 백업 요원들의 '미친 수비'도 빛났다. 박민은 1회부터 귀중한 적시타를 터트리며 공격의 물꼬를 트더니, 4회말 강승호의 3루 선상을 타고 빠지는 치명적인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이의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정현창의 8회말 수비는 이날 경기의 결정적 승부처였다. 유격수 데일의 실책으로 무사 1루라는 찜찜한 위기를 맞은 상황, 김인태의 날카로운 우전 안타성 타구를 정현창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날려 낚아챘다. 지체 없는 1루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늘리며 자칫 두산 쪽으로 넘어갈 뻔했던 경기 후반의 모멘텀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벤치의 기막힌 용병술은 9회초 쐐기점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카스트로를 대신해 대수비로 투입됐던 박정우가 타석에 들어서 팀의 7점째를 완성하는 쐐기 적시타를 작렬시킨 것이다. 라인업에 새롭게 들어오거나 교체 투입된 선수 전원이 공수에서 결정적인 '한 건'씩을 해내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의리의 화려한 부활과 주전들의 맹타, 그리고 빈틈을 완벽하게 메워버린 백업들의 경이로운 활약까지. 7-3의 완승과 함께 파죽의 8연승을 내달린 호랑이 군단은 이제 단순한 상승세를 넘어 상위권 판도를 쥐고 흔드는 강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주전이 쉬어도, 에이스가 흔들려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누굴 내보내도 미쳐서 돌아오는 이 무서운 벤치의 힘, 지금 KIA 타이거즈가 지는 법을 잊은 진짜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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