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호르무즈 해협 진짜 열리나..해운업계 "관망"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8 13:16

수정 2026.04.18 13:16

미국 이란 양측 입장 차 여전..실제 개방엔 시일 소요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해협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일시 해제를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실제 해협이 개방돼 선박들의 자유로운 통항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해협 개방 기한과 조건 등을 두고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운업계로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한 섣불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항을 정상화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을 높인 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는 발표였다. 다만 그가 언급한 '남은 휴전 기간'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개방 발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즉각 감사를 표하고, 다른 게시글을 통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는 절대 폐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휴전 기간에 한정해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열겠다는 이란 측 입장과 다소 거리가 있다.

이란의 발표 내용이 호르무즈의 완전하고 자유로운 개방과는 차이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상선은) 이란 항만해사청이 앞서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경로는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실현에 있어서의 걸림돌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유지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 해상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군은 이란 해상 봉쇄를 필요한 기간 내내 유지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지하라고 지시하는 한 (봉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에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봉쇄가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폐쇄할 것"이라며 해협 통과는 이란의 허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해운업계는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세계 5위 컨테이너 해운회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대변인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NYT에 밝혔다.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자사 선박 6척이 이곳을 지나가려면 보험 적용 범위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이란 정부로부터 어떤 해상 항로를 이용해야 하고 선박 출항 순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침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CNBC 방송은 이란 측 발표 이후에도 유조선들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곳을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간 선박 이동 추적 지도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CNN 방송도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날 화물선 5척과 유조선 1척이 오만만에 진입했으나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지 못했으며, 오후에도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포함한 2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수로를 향해 들어갔으나 모두 회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