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사업속도 높이고 투기 차단"…지주택 '희망고문' 끊는다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0 16:00

수정 2026.04.20 16:08

토지확보 기준 95%→80% 완화
조합가입·매도청구 특례 등 도입
업무대행사 등록제…공사비 검증
주택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주택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잦은 사업 지연에 '지옥주택'으로 불려온 지역주택조합의 수술에 나섰다. 토지 확보 기준을 재건축·재개발 수준으로 완화하고, 업무대행사 자격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특례 도입으로 사업 속도를 높여 조합원 피해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주택조합은 대안적인 주택 공급수단으로 운영됐지만 토지확보 없이 착수되는 구조 때문에 사업지연·과도한 추가분담금으로 성공률이 낮고, 불투명성과 비리문제 등 리스크가 높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신규 사업 진입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사업의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조합원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사업계획승인에 필요한 토지 소유권 확보 비율은 기존 95%에서 80%로 낮아진다.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준을 완화해 초기 토지 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조치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연이 빈번한 지주택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 것이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는 618개 지주택 조합이 운영 중이지만, 절반 이상이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원 자격 규제도 완화된다. 사업지 내 자가주택 거주자는 무주택세대주가 아니어도 조합원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 자격 제한으로 인한 원주민 반발과 사업 지연을 동시에 해결할 방침이다. 다만 투기 방지를 위해 모집신고일 기준 2년 이상 소유, 1년 이상 거주 요건이 부여된다.

이와함께 '매도청구 특례'를 신설해 업무대행사·공동시행자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토지는 사업인가 이후에도 매도청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업 관계자들이 예정부지를 미리 매입하고 조합에 비싼 가격에 되파는 '알박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앞으로는 자본금과 기술인력 등 요건을 갖춰 지자체에 등록한 업체만 업무대행을 맡을 수 있도록 '업무대행사 등록제'가 시행된다. 또 공사비 검증제도와 표준도급계약서, 시공사 경쟁입찰 의무화 등도 도입한다.

부실 조합의 무분별한 사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사업 종결이나 조합 해산을 위한 총회가 부결되더라도 조합원 3분의 1 이상 동의가 있거나 사업계획이 미인가된 경우 재의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간 운영이 이뤄지지 않은 조합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검사를 마친 조합은 1년 이내 해산 총회 개최가 의무화된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해 발표한 초기진입기준 강화와 이번 대책이 작동하면 지주택조합 피해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는 조합원들의 내 집 마련의 꿈과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