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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올랐는데 택배박스가 왜?"…나프타 대란, 새벽배송까지 덮치나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1 08:07

수정 2026.04.21 08:07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 박스를 나르고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 박스를 나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포장재 인상 흐름이 비닐·플라스틱을 넘어 택배박스까지 확산되고 있다. 잉크·접착제 등 나프타 기반의 부자재값 인상이 택배박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류의 종착지인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까지 연쇄 가격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포장재 원가 전반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에서는 나프타 수급 불안의 영향을 직접 받는 필름·테이프는 이달 1일부터 25~30% 인상이 적용됐고, 스티로폼 박스도 이날부터 약 22% 매입가격이 인상됐다. 또, 비닐계 포장재인 표준안전봉투는 이날부터 규격별로 1박스 기준 19~20% 인상됐으며, 일부 박스(6·7·9호)는 제조사의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잉크·접착제 등 석유화학 기반 부자재가 투입되는 골판지 택배박스까지 인상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약 15% 수준의 택배박스 가격 인상안을 두고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통·이커머스 업계도 포장재 가격 인상 압력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전용 포장 박스를 사용하는 한 중고 플랫폼 관계자는 "박스 제조사로부터 약 15% 인상 요청을 받아 현재 가격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 비용 부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역시 포장재 단가가 20% 안팎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박스 가격 인상은 단일 요인이 아니라 복합적인 원가 상승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원지 가격 인상과 생산 차질에 더해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잉크·접착제·포장용 랩 등 석유화학 기반 부자재 비용이 오르면서 제조원가 부담을 키웠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미-이란 전쟁 여파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인쇄용 잉크는 22%, 접착제는 55%, 포장용 랩은 약 20% 인상됐으며 일부 품목은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 우려로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포장재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골판지 박스는 잉크·접착제 등 석유화학 제품이 함께 들어가 나프타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원지 가격과 부자재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누적된 부담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포장재 비용 상승이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로부터 이커머스로 전가되진 않고 있다. 네이버, 11번가 등은 택배사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포장재 비용 상승분을 택배사가 일부 감내하고 있다.
택배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소모품비 인상을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원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운임료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프타 부족사태가 지속되면 포장재 비용 부담이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압박 요인이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택배업계가 버티고 있지만 포장재 원가 상승이 이어지면 결국 최종 제품판매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