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강제집행면탈 혐의
서울남부지법,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초범이고 피해자가 처벌 원하지 않아"
서울남부지법,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초범이고 피해자가 처벌 원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내 땅에 아파트를 지으면 18억원의 이익이 예상돼. 2억원만 빌려주면 3개월 안에 원금 갚고 1년 뒤에 1억원 챙겨줄게. 아파트 건축은 네 형부한테 맡길 생각이야."
2021년 2월 김모씨(55·여)는 지인 백모씨(56·남)에게 이같이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백씨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서구 한 토지에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며 대출도 곧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씨의 말을 믿은 김씨는 같은 달 16~26일 3차례에 걸쳐 총 2억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백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백씨는 해당 토지에 아파트를 신축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김씨는 뒤늦게 돈을 돌려받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두 사람은 2023년 5월 백씨가 김씨에게 4억원을 주기로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김씨는 이를 근거로 합의금 4억원과 지연손해금 등에 대한 지급명령을 법원에 신청했으며, 법원은 같은 해 7월 지급명령을 내렸다.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합의금을 받지 못한 김씨는 "돈이 없으면 강서구 땅에 근저당권이라도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백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토지 지분에 친형 명의로 채권최고액 3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백씨의 '꼼수'였다. 당시 형에게 3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허위 채무를 내세운 것이다. 그는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2016년경 형에게 1억원가량 차용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반면 형은 백씨에게 약 2억8700만원을 빌려줬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하지 못했다. 오히려 백씨가 형에게 받은 돈보다 보낸 금액이 약 2억600만원 더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지금까지 백씨가 변제한 금액은 약 1120만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남민영 판사)은 지난 10일 사기·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피해액이 적지 않으며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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