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피해예방·정상화 방안 발표
토지 확보 기준 95%→80% 완화
업무대행사 등록제·매도청구 신설
정부가 잦은 사업 지연에 '지옥주택'으로 불려온 지역주택조합의 수술에 나섰다. 토지 확보기준을 재건축·재개발 수준으로 완화하고, 업무대행사 자격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특례 도입으로 사업 속도를 높여 조합원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토지 확보 기준 95%→80% 완화
업무대행사 등록제·매도청구 신설
국토교통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주택조합은 대안적인 주택 공급수단으로 운영됐지만 토지 확보 없이 착수되는 구조 때문에 사업지연·과도한 추가분담금으로 성공률이 낮고, 불투명성과 비리문제 등 리스크가 높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신규 사업 진입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사업의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조합원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사업계획승인에 필요한 토지 소유권 확보 비율은 기존 95%에서 80%로 낮아진다.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준을 완화해 초기 토지 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조치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연이 빈번한 지주택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 것이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는 618개 지주택 조합이 운영 중이지만, 절반 이상이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원 자격 규제도 완화된다. 사업지 내 자가주택 거주자는 무주택 가구주가 아니어도 조합원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 자격 제한으로 인한 원주민 반발과 사업 지연을 동시에 해결할 방침이다. 다만 투기 방지를 위해 모집신고일 기준 2년 이상 소유, 1년 이상 거주 요건이 부여된다.
이와 함께 '매도청구 특례'를 신설해 업무대행사·공동시행자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토지는 사업인가 이후에도 매도청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업 관계자들이 예정부지를 미리 매입하고 조합에 비싼 가격에 되파는 '알박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앞으로는 자본금과 기술인력 등 요건을 갖춰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업체만 업무대행을 맡을 수 있도록 '업무대행사 등록제'가 시행된다. 또 공사비 검증제도와 표준도급계약서, 시공사 경쟁입찰 의무화 등도 도입한다.
부실 조합의 무분별한 사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사업 종결이나 조합 해산을 위한 총회가 부결되더라도 조합원 3분의 1 이상 동의가 있거나 사업계획이 미인가된 경우 재의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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