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락 거래 뒤섞여 가격 혼선
매매는 약세·전세는 상승…공급자 우위 심화
매매는 약세·전세는 상승…공급자 우위 심화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 전세 시세가 매매가격 하락 흐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 매물이 한 달 새 13% 이상 줄면서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반전세 거래가 섞이면서 시세가 실제보다 낮게 보이는 착시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상승 상위 단지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14㎡가 한 주 만에 14억원에서 20억5000만원으로 6억5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도 한 달 새 7억대에서 13억원대까지 상승한 사례가 확인됐다.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114㎡는 주간 기준 22억5000만원에서 25억5000만원으로 3억4500만원 뛰었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원 낮은 거래도 함께 나타나며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는 하락 거래로 보이는 사례 상당수가 반전세 계약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반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 전세 시세는 현재 15억원 전후, 전용 84㎡는 19억~20억원 수준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전면부는 22억~23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온라인 매물 화면에서 확인되는 7억~8억원대 거래는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받는 반전세 계약이 반영된 결과로, 전세가 하락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20·30평대는 매물이 거의 없고 고가 대형 평형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유세 부담 영향으로 반전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순수 전세 매물은 더 줄었다"고 말했다.
매물 감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아실 집계 기준 4월21일 현재 서울 전세 매물은 1만5105건으로 한 달 전(1만7395건) 대비 13.2% 감소했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2793건에서 1948건으로 30.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는 3638건에서 3768건으로 3.5% 늘었지만, 반전세 매물이 포함된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2주(4월 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7%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됐다. 송파구는 0.28%, 서초구는 0.10% 상승했다. 반면 매매가격은 강남구 -0.06%, 서초구 -0.06%, 송파구 -0.01%로 하락·보합권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매물 잠김에 따른 공급자 우위 구조가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세입자 교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에 계약이 이뤄지는 구조"라며 "신고가 거래가 기준점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면 집주인이 공급 우위에 서게 되고 세입자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며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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