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진입, 생애 전주기 접종 이익 커진다
RSV 감염시 폐렴 위험 증가, 치료법無 예방최선
[파이낸셜뉴스] 세계예방접종주간을 맞아 소아 중심으로 인식돼 온 예방접종 개념을 전 생애주기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층 감염병 위험이 증가하면서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RSV 예방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예방접종주간이다. 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부터 모든 연령대를 보호하고 백신의 공중보건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 캠페인이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예방접종을 소아 중심에서 벗어나 전 생애주기 건강관리 전략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영유아 질환으로 인식돼 온 RSV 감염증이 고령층에서도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는 점이 강조된다. 미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RSV 관련 연간 입원 건수는 6만~16만건으로 소아 5만8000~8만건보다 많았고, 사망자도 고령층에서 6000~1만명으로 소아 270명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층에서 RSV 감염증이 더 치명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SV 감염증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인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성이 크다.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의 중환자실 입원율과 병원 내 사망률은 세균성 폐렴보다 약 2배 높으며 RSV는 바이러스성 폐렴 원인 중 약 27.1%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RSV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의 폐렴 진행 위험은 독감 대비 약 2.8배 높았고 입원 후 20일 이내 사망률도 독감보다 약 2.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RSV 감염증은 고령층에서 흔한 기저질환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60세 이상 RSV 입원 환자 연구에서 심부전 환자의 약 38%,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약 80%, 천식 환자의 약 50%가 입원 중 기저질환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약 86%가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방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RSV 감염증은 기침과 재채기 등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며 전파력은 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다. 유행기에는 감염자 1명이 평균 3명에게 전파할 수 있고 가족 내 전파율은 11.6~39.3%에 달한다. 특히 조손 육아 가정에서는 영유아와 고령층 간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RSV 감염증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독감과 달리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해열제와 진통제 등 대증요법 중심 치료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손 씻기와 환경 소독 등 기본 위생 수칙과 함께 예방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으로 꼽힌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3월 국내 50세 이상 고위험군과 75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RSV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유행 시기를 고려해 늦여름부터 초가을 접종이 권장되지만 연중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면 언제든 접종이 가능하다. 고령층 대상 RSV 백신은 1회 접종으로 면역 형성이 가능하며 60세 이상 성인에서 약 82.6%, 기저질환자에서는 약 94.6% 예방효과가 확인됐다.
추은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은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 이후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며 "RSV 감염은 폐렴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뿐 아니라 가족 보호 차원에서도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정부 차원의 인식 제고와 접종 확대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