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고 나면 교사 감옥행" 불안… 전국 학교 절반이 수학여행 안 간다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1 14:46

수정 2026.04.21 14:46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교사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이 현장의 운영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달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는 응답은 53.4%에 불과했다. 당일형 소풍만 실시했다는 응답은 25.9%, 교내 활동으로 대체(10.8%)하거나 모든 체험학습을 사실상 중단(7.2%)한 학교도 적지 않았다.

현장의 기피 현상은 교사들의 '형사 책임'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한다.

응답자의 89.6%는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54.8%)은 그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개선책 1순위로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80.9%)'가 꼽혔다.

이러한 우려는 2022년 11월 강원 속초에서 발생한 체험학습 사고 판결의 영향이 크다. 당시 전세버스에 치여 학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검찰은 담임교사와 인솔보조교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만 뒤를 돌아보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인솔보조교사는 명확한 임무가 부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담임교사는 1심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당 교사는 당연 퇴직 대상이었으나, 항소심에서 선고유예로 감형되면서 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결과와 상관없이 현장 교사들에게 '정상적인 교육 활동 중에도 언제든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트라우마를 남겼으며, 이는 곧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전교조는 "교사가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공포는 결국 교육활동 축소와 학생들의 학습 기회 박탈로 이어진다"며 "교육활동 중 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을 배제하고, 사고 위험이 큰 숙박형 체험학습 운영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장체험학습 출발을 기다리는 전세버스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현장체험학습 출발을 기다리는 전세버스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