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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히타치, 국내 백색가전 매각 조율…17년 구조개혁 마무리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1 15:11

수정 2026.04.21 15:09

일본 가전 유통 대기업 노지마와 최종 조율 단계 비핵심 사업 정리 마무리해 사회인프라·디지털에 '올인'
일본 히타치제작소 로고.출처=연합뉴스
일본 히타치제작소 로고.출처=연합뉴스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히타치제작소가 국내 백색가전 사업을 일본 가전 유통 대기업 노지마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1000억엔(약 9244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히타치는 이번 매각을 끝으로 지난 17년간 진행해 온 구조개혁을 마무리하고 사회 인프라 및 디지털 기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노지마도 이날 "히타치 가전사업 인수를 현재 검토 중이며,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노지마가 지난해 PC 제조업체 VAIO를 인수하는 등 가전 브랜드 사업을 강화해 온 점이 높게 평가돼 최종 인수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수 방식은 히타치 자회사인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GLS)의 지분을 노지마가 과반 이상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유력하다. 히타치도 일부 지분을 계속 보유할 전망이다.

GLS는 일본 내 백색가전 시장에서 파나소닉홀딩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치기·이바라키·시즈오카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준 약 5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번 매각은 히타치가 지난 17년간 추진해 온 구조개혁의 완결 단계로 평가된다. 히타치는 2009년 1·4분기 7873억엔(약 7조2754억원) 적자를 계기로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이후 정보기술(IT) 서비스, 송배전망, 철도 등 B2B 사업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동시에 디지털 전환(DX) 플랫폼 '루마다(Lumada)'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스위스 ABB의 송배전 사업, 2021년 미국 글로벌로직을 각각 1조엔(약 9조2516억원)에 인수했다.

동시에 비핵심 사업 정리도 병행했다. 히타치금속(현 프로테리얼), 히타치화성(현 레조낙) 등 주요 자회사는 매각했고 가정용 에어컨 사업도 독일 보쉬에 넘겼다. 2021년 해외 가전 사업 역시 터키 아르첼릭에 매각했다.

국내 백색가전 산업은 이러한 구조개혁의 마지막 단계였다. 국내 백색가전 사업은 브랜드 인지도 유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낮은 수익성과 성장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GLS의 지난해 4~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634억엔(약 2조4370억원)에 그쳤고 상각전영업이익(EBITA) 마진은 6.9%로 전사 평균(12.1%)을 밑돌았다.

한편 히타치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3조엔(약 27조7548억원) 이상을 사업 매각으로 확보해 인수·합병(M&A)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매출은 약 10조엔(약 92조5160억원) 수준을 유지하며 영업이익은 1271억엔(약 1조1759억원)에서 9716억엔(약 8조988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4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7805억엔(약 7조2212억원)에 달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했다.

한편 노지마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 유통을 넘어 제품 개발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가격 경쟁 중심의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