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동딸 위해 형식적으로 재결합했더니…전처가 연금 20년 치 내놓으라고 하네요" [이런 法]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1 16:41

수정 2026.04.21 16:37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외동딸의 결혼을 위해 전처와 형식적으로 재결합했던 남성이 또다시 이혼했지만 전처로부터 연금 분할 청구를 받았다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전처와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는 6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평생 육군 부사관으로 군복을 입고 살다가 원사로 전역했다"며 "현재 매달 나오는 군인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 저는 한 사람과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는데, 첫 번째 이혼은 2010년이었다"며 "원칙을 중시하는 저와 매사 감정적인 아내는 너무나도 달랐고 결국 협의이혼으로 갈라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외동딸의 결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재결합했다.

딸이 보수적인 집안에 시집가게 되면서 '이혼 가정'이라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이혼 7년 만인 2017년, 저희는 자식을 위해 다시 혼인신고를 했지만 살림을 합치지 않고 철저히 각자 생활했다"며 "이후 딸아이가 무사히 결혼식을 치르고 가정을 꾸린 뒤인 2020년, 저희는 법원의 조정을 통해 두 번째 이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조정조서에는 '2010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는 문구가 있었고, '앞으로 서로에게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며 "문구대로라면 2010년 이후 기간은 연금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전처가 연금 분할을 청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첫 번째 혼인부터 두 번째 이혼을 한 2020년까지, 그 전체 기간을 모조리 합쳐서 연금을 나누자고 하더라.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이미 한차례 이혼으로 관계는 정리됐었고, 두 번째 혼인은 그저 딸을 위한 가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 조서에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겠다고 합의까지 한 상태였는데, 저희처럼 서류로만 재결합하고 따로 살았던 기간까지, 모조리 전처의 연금 분할 기간으로 인정되는거냐. 첫 번째 이혼 당시 '서로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라고 합의했어도 '연금'이라는 단어를 콕 짚어 쓰지 않으면 이렇게 연금을 뺏기게 되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김나희 변호사는 "부부 중 한 사람만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군인연금은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면서도 "다만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혼인기간인지, 그 기간 동안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조정조서나 합의서에 '앞으로 서로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포괄적으로 기재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작성했다고 해서 연금분할청구권까지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단순한 문구만으로는 분쟁을 완전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조정조서에 혼인 파탄 관련 문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금 분할 비율이나 혼인 기간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다면 2차 혼인 기간 역시 분할연금 산정에서 혼인 기간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연금의 종류별로, 그리고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문구를 넣어 정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능하다면 반드시 전문 대리인의 도움을 받아 각 연금별로 어떤 방식으로 포기하거나 정산할지 정확히 상담을 거친 후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놓치게 되면 이혼이 이미 끝난 이후에도 몇 년이 지나 다시 연금을 둘러싼 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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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