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목소리 떨림까지 감지"…300만건 사건 더미 속 경찰, AI 수사 보조관 띄운다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13:00

수정 2026.04.26 12:59

2023년 고소·고발 전건 접수 시행으로 2년 새 접수 사건 23.1% 증가 단순·반복 업무 경감 위해 AI 전면 도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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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 해 접수 사건이 300만건을 넘어서며 인력난에 봉착한 경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사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복적인 문서 작업부터 조서 질문 구성, 신종범죄 탐지까지 맡는 'AI 수사 보조관'으로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신고자의 목소리 떨림이나 현장 소리를 분석해 현장 상황 판단을 돕는 '차세대 112 신고 시스템'과 생활 민원을 상시 담당하는 '모두의 경찰관'도 추진된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11월 고소·고발을 전건 접수하도록 조치한 수사준칙 개정안 시행 이후 경찰이 접수한 사건은 2023년 260만건에서 2024년 305만건, 지난해 320만건으로 2년 새 23.1% 늘어났다.

이같이 업무 과중이 이어지자 경찰은 사건 처리 지연을 줄이기 위해 이달 '수사 지원 AI(KICS-AI) 고도화 사업'의 업체 모집 절차에 돌입했다.

사업 기간은 오는 11월까지며 책정된 예산은 총 55억500만원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AI를 접목해 △문서 요약·번역·자료 검색용 대화형 AI △유사사건·판례 제공 △압수·수색·검증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등을 지원했다.

이번 사업에서는 문서 작성 범위와 조사 기능이 확대된다. AI가 기존 결정서와 수사결과통지서를 학습해 피의자·피해자·죄종·결정별 서식 초안을 작성하고, 수사 중인 사건의 유사 사례를 분석해 조사 질문도 추천한다.

신종범죄 탐지 기능도 추가된다. 경찰은 계좌번호·전화번호·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범행 단서를 기존 사건 자료와 대조해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범죄를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사건 이송·병합 등 신속 수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지와 음성 자료 분석 역시 자동화된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이미지 속 텍스트를 추출하고, 녹음 파일은 텍스트로 변환(STT)한 뒤 요약한다. 또 검찰 공소장과 법원 판결문을 토대로 수사활동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경찰의 AI 활용은 KICS-AI 고도화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청은 지난 2월 '치안 AI 혁신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수사뿐 아니라 민생·현장·행정 등을 아우르는 12대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휴대폰 앱을 통해 접수된 일반 생활 민원을 AI가 365일·24시간 상담·처리하는 '모두의 경찰관'이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주차 민원이나 교통사고 사실 확인원·국제면허증 발급 등 경찰서 방문 또는 상담 응대가 필요했던 민원을 AI가 맡아 현장 경찰관이 수사와 범죄 예방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112 신고 대응에도 AI가 이용된다. 차세대 112 신고 시스템은 신고 내용을 자동 문자화하고, 신고자의 미세한 목소리 떨림과 주변 소음까지 탐지해 위기 상황을 포착한다. 동시에 신고자의 신고 이력과 인적 사항, 현장 위험도 등을 분석해 최적 경로나 안전 장비 착용 필요성 등을 조언한다.

AI 카메라와 드론을 활용한 순찰·수색이 도입된다. 순찰차에 부착된 AI 카메라가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흉기 소지자나 화재 연기 등 위험 정황을 식별하고, 실종자 사진을 기반으로 CCTV 영상에서 대상자를 찾는 방식이다.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체계를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수사자료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만큼 내부 보안망 기반 운영과 비식별화 처리를 전제로 하고, AI 활용 윤리 준칙을 반영한 훈령을 상반기 내 제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히 모두의 경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민생 AI 10대 과제'에 선정돼 대통령 관심이 큰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달 대통령이 참석하는 과제 착수 보고회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